◀ 앵커 ▶
인천의 한 중학교에서 남학생 두 명이 여학생을 집단 성폭행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경찰수사와는 별개로 학교에서 징계를 내렸는데요.
가해 학생들에게 내려린 처분은 출석 정지 3일과 전학 조치가 전부였습니다.
해당학교 학부모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임상재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일주일 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글입니다.
중학교 2학년이던 자신의 딸이 같은 학교 남학생 2명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며 엄벌을 호소하는 내용입니다.
피해 여학생의 엄마라고 밝힌 청원인은 "지난해 12월 새벽 1시쯤 가해자들이 딸을 불러내 술을 먹인 뒤 가위바위보로 순서를 정해 성폭행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일로 딸은 육체적 상처 뿐 아니라 자해를 할 만큼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는데, 가해자들이 소문까지 내 집도 급매로 팔고 이사를 가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경찰 수사와는 별개로 학교 측은 지난 1월 가해 학생들에 대한 징계를 결정했는데, 출석 정지 3일과 강제 전학조치였습니다.
[학교 관계자]
"어떤 생각을 하시기 때문에 전화를 주신 거죠? (처분이) 약하다고요?"
이들이 전학 간 곳은 바로 옆 자치구의 중학교.
이 소식을 들은 학부모들은 불안한 마음이 앞섭니다.
[학부모]
"굉장히 마음이 불안하고요. 우리 아이가 오늘 학원 가는 길에 마주친 사람 중에 한명일 수도 있는 거고…"
해당 중학교 학부모들은 전학 반대 서명운동까지 벌이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강제전학 제도를 반대하는 비상대책위원회]
"미성년자라는 이유만으로 벌을 받지 않고 다른 학교로 전학만 가면 된다는 안일한 생각을 하게 되잖아요. 교정을 받을 수 있는 그런 시설을 만들어서…"
하지만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의무 교육이기 때문에, 강제 전학이 가장 강한 징계라는게 관할 교육청의 설명입니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
"초중등교육법상에 '의무교육과정에 있는 학생은 퇴학을 시킬 수 없다'라고 하는 규정이 있어요. 막말로 살인을 했더라도 학교는 퇴학을 못 시켜요. 최고의 조치가 전학이에요."
아무리 중범죄를 저질러도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보호처분에 그치는 현행법을 비판하며 엄벌을 촉구하는 이번 청원에는 이미 31만여명이 동의했습니다.
청소년 범죄 관련 청원이 청와대 답변 요건인 20만명을 넘은건 이번이 7번째. 답변 때마다 처벌 강화보단 범죄 예방을 강조했지만, 구체적 대책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MBC뉴스 임상재입니다.
(영상취재 : 김우람, 김효준VJ / 영상편집 : 조아라)
뉴스데스크
임상재
성폭행 학생에 대한 최대 징계가 '전학'?
성폭행 학생에 대한 최대 징계가 '전학'?
입력
2020-04-05 20:18
|
수정 2020-04-05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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