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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가 나와요" 달려온 시민들…응급조치 '척척'

"아기가 나와요" 달려온 시민들…응급조치 '척척'
입력 2020-04-06 20:27 | 수정 2020-04-06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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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지난달 서울 용산역 승강장에서 한 임산부가 갑작스레 이른 출산을 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일분 일초가 급한 상황에서, 시민과 역무원들의 신속한 대처로 산모와 아이 모두 무사 할 수 있었습니다.

    홍의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달 28일 저녁, 서울지하철 1호선 용산역 승강장.

    만삭인 20대 임산부가 계단 손잡이를 부여잡은 채 힘겹게 버티고 있습니다.

    옆에는 남편 한 모씨가 아내를 붙잡고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습니다.

    예정된 출산일은 보름 정도 남았지만, 갑자기 진통을 느껴 지하철에서 급히 내린 겁니다.

    급기야 아내는 차가운 승강장 바닥에서 출산을 했고, 남편이 아이를 받았습니다.

    [한 모씨/임산부 남편]
    "저 문에서 내려서 여기까지 왔는데, 갑자기 걷지 못하는 거예요. 그래서 '지금은 어떻냐'고 물어보니까 (아기가) 나올 거 같다고…"

    '살려달라'는 남편의 간절한 외침에 달려온 건 20대 대학생 두 명이었습니다.

    보건 분야 전공인 조문성 씨는 산모와 아이의 상태부터 살핀 뒤 119 신고를 도왔고,

    [조문성/대학생]
    "아기가 우는 것부터 확인하고, (산모에게는) 근육 같은 것 계속 마사지 해드리고…"

    경찰 시험을 준비 중인 김남준 씨는 급히 뛰어가 역무원들에게 상황을 알렸습니다.

    [김남준/대학생]
    "빨리 뛰어가서 역무원한테 알려드리고, 임산부도 따뜻하게 해서 조치해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어서…"

    역무원들은 서둘러 담요를 가져와 산모의 몸을 따뜻하게 감싸줬고, 시민들과 함께 주위를 둘러서서 산모와 아이를 지켰습니다.

    [김현숙/용산역 역무팀장]
    "아기도 또 너무 춥잖아요. 그래서 이불 다 가져온 거 산모한테 깔아주고, 담요 같은 것…"

    이윽고 역에 도착한 119 구급대원들이 산모와 아기를 서둘러 병원으로 옮겼습니다.

    [조문성/대학생]
    "제가 아니었더라도 신고하고 산모 옆에 있는 건 그 어느 시민이라도 그렇게 하실 거라고 생각이 들고…"

    [김현숙/용산역 역무팀장]
    "(모두) 건강하다고 하니까 (직원들이) 다 좋아하고 박수치고, 너무 기쁘더라고요. 그런 일이 있으니까 마음이, 가슴이 뭉클하고, 좋더라고요."

    일주일 뒤, 한 씨 부부가 건강한 아기를 안고 역무원들을 찾았습니다.

    "(덕분에 아기랑 산모랑 건강하게 나와서, 고맙습니다.) 축하드려요, 다행이다."

    [한 모씨/임산부 남편]
    "너무 감사하고요, 그렇게 좋은 일 하시는 분들은 꼭 어디가나 좋은 일만 가득하실 겁니다."

    산모와 아기 모두 위험할 뻔한 순간, 내 일처럼 도운 시민들과 역무원들의 손길로 소중한 새 생명이 찾아올 수 있었습니다.

    MBC뉴스 홍의표입니다.

    (영상취재: 김희건 영상편집: 위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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