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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 초등 저학년까지 온라인 개학…교육 '양극화'

다음 주 초등 저학년까지 온라인 개학…교육 '양극화'
입력 2020-04-18 20:27 | 수정 2020-04-18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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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다음 주 초등 1,2,3학년까지 온라인 개학을 하면 역사상 처음으로 모든 초중고생들이 원격 수업을 받는 시대가 열립니다.

    하지만 미처 생각지 못했던 과제가 많은데요.

    무엇보다, 학습격차가 더 커질 수 있다는 교육 양극화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습니다.

    정동훈 기잡니다.

    ◀ 리포트 ▶

    고3 수험생 은정 양은 요즘 5년 된 휴대폰으로 온라인 수업을 듣습니다.

    저장공간이 부족해 앱 하나 깔기가 어렵습니다.

    [오은정(가명)/고3]
    "선생님들이 그냥 영상을 올려두신 걸 저희가 봐야되는데, 불편해요. 많이. 차라리 그냥 학교가서 수업 듣는 게 훨씬 낫지 않나…"

    얼마 전 엄마가 구해온 중고 노트북은 동생들이 차지했습니다.

    초등 2학년, 4학년, 고등학교 1학년인 동생 3명은 이 노트북으로 번갈아가며 온라인 수업을 듣습니다.

    학교에서 스마트기기를 빌릴 수도 있었지만, 지적 장애가 있는 셋째가 고장낼까 두려워 신청도 못했습니다.

    [이 모 씨/네 자녀 엄마]
    "왜냐면 얘가 여기 키보드 자판기 다 뜯어버리고 고장 내더라고요. (빌려준다는 게) 갤럭시더라고요. 근데 그게 만약에 고장이 나거나 하면 편하지가 않으니까."

    3년 전 남편을 잃고 한 달 125만원의 정부 지원금으로 네 아이를 키우는 은정 양 엄마에게 온라인 수업은 그 자체로 감당하기 버거운 짐으로 느껴집니다.

    "뒤떨어지면 안되잖아요. 한 학기 놓치면 애들이 이제 완전히 그냥 떨어지는 거니까. 그냥 답답하죠. 지금. 어떻게 했으면 좋겠는지…"

    온라인 수업이 짐으로 느껴지는건 저소득층 가정에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하지만 그 이유는 다릅니다.

    잇딴 접속 장애로 인해 허비되는 시간이 많다는 것.

    [이 모 양/고3]
    "제가 학원에 가야 됐었는데 그 한시간 동안 뒤처지면서 학원 가야 할 시간에 수업을 들어야 할 뻔 했어요."

    [양 모 양/고3]
    "강의를 하루치를 다 봐야되니까. 컴퓨터 틀고 노트북 틀고 휴대폰해서 3개 강의를 한번에 듣는 친구도 있고."

    또, 학교에서 올려놓은 EBS 강의는 이미 공부한 내용이거나 쌍방향 소통이 안되다보니 학원 수업이 더 필요해졌다는 학생들도 있습니다.

    [김 모 양/고3]
    "질문같은 거 있으면 그때 바로 바로 여쭤보고 싶은데 이제 볼 수가 없는 상황이니까 질문도 하기 어려운 상황이 있기도 하고…"

    이때문에 온라인 수업이 장기화할 경우, 접근 방식에서도, 학습 내용에서도 교육 양극화는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권태훈/초록우산어린이재단 팀장]
    "온라인 개학에 제대로 수업 받을 가능성이 아무래도 (취약계층이) 일반적인 가정보다는 떨어질 수 밖에 없잖아요. 그런 현실 자체가 장기적으로 갔을 때는 교육적 격차가 발생할 수 밖에 없고…"

    코로나19는 미처 준비할 틈도 없이 미래 교육을 앞당기고 있습니다.

    적어도 공교육에서 만큼은 취약계층 아이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고른 기회 보장을 위한 교육 당국과 학교 현장의 치열한 고민과 세심한 대책 마련이 절실합니다.

    MBC뉴스 정동훈입니다.

    (영상취재 : 김우람 / 영상편집 :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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