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일본 정부가 5천 억원을 들여서 모든 가구에 두 장씩 주기로 한 이른바 '아베노마스크' 배포가 시작이 됐는데요.
크기가 너무 작다, 빨면 줄어 든다는 등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오죽하면 마스크 두 장을 이어 붙여서 개조하는 방법까지 등장을 했는데요.
얼마나 작은지 도쿄 고현승 특파원이 문제의 마스크를 직접 착용해 봤습니다.
◀ 리포트 ▶
일본 정부가 코로나19 긴급대책으로 각 가정에 배포하기 시작한 이른바 '아베노마스크'입니다.
착용과 세탁 방법 등을 적은 글과 함께 천 마스크 2장이 담겨있습니다.
꺼내보니 얇은 천을 여러번 겹쳐 만들었는데, 한 눈에 보기에도 크기가 작습니다.
일본 정부가 나눠주는 마스크는 이렇게 코와 입을 겨우 가릴 정도로 작은데요.
일반 일회용 마스크와 비교해보면 가로 폭이 이만큼 작고, 세로 길이도 주름을 펼 수 있는 일반 마스크에 비해 훨씬 짧습니다.
실제로 마스크를 받은 사람들은 안그래도 작은데 세탁하면 더 작아진다며 SNS에 사진을 올리고 있고, 작은 마스크를 비판하기 위해 아베 총리가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을 흉내 내는 등 비판을 넘는 조롱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아예 마스크 2장을 붙여서 쓰거나 분해하고 재가공하는 방법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일본 유튜버]
"'아베노마스크'입니다. 이건 작아서 사용하기 어려우니 쓰기 편한 마스크로 개조하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임산부 등에게 배포된 마스크는 머리카락, 벌레가 나오는 등 불량품 신고가 접수된 사례가 1천9백 장이나 돼 교체해주기로 했습니다.
[스가 요시히데/일본 관방장관]
"어느 공장에서 만든 것인지 현재 상세하게 조사중이고 원인규명을 조속히 진행하겠습니다."
여론조사에서도 천마스크 배포에 부정적인 응답이 68%나 됐고, 재사용하겠다는 응답은 45%에 그쳤습니다.
이런 여론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이 나왔지만 아베 총리는 마스크엔 문제가 없다며 배포는 예정대로 진행한다고 답했습니다.
[아베 신조/일본 총리]
"지금 질문하신 귀사의 인터넷에서도 천마스크를 3천3백엔에 판매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정작 일본 의료진은 방역용품이 부족해 쓰레기 봉투를 뒤집어 쓴채 일하는 실정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5천억원이나 들여 배포한 천마스크는 엉뚱한 곳에 예산을 낭비했다는 비판을 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MBC뉴스 고현승입니다.
(영상취재 : 김진호(도쿄) 영상편집 : 김태우)
뉴스데스크
고현승
이제야 도착한 '아베 마스크'…"작은데다 벌레까지"
이제야 도착한 '아베 마스크'…"작은데다 벌레까지"
입력
2020-04-20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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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0-04-20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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