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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 사면 돈 드립니다"…초유의 '마이너스' 유가

"기름 사면 돈 드립니다"…초유의 '마이너스' 유가
입력 2020-04-21 19:42 | 수정 2020-04-21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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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절벽 같은 추락, 5월에 인도하는, 미국 서부 텍사스 산 원유가 0원 선을 넘어서 -37 달러에 팔렸습니다.

    사상 처음 목격하는 마이너스 유가는 원유 업체가 돈을 받는 게 아니라 돈을 주고서 판다는 얘기입니다.

    이 비 상식적인 현상은 코로나19로 경제 활동이 멈추면서 기름 쓸 일이 줄었는데 기름은 계속 넘쳐 나고 원유 업체는 이걸 저장할 공간이 더 이상 없다보니 돈을 줘서라도 어딘가에 떠 넘기려는 겁니다.

    먼저, 이학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오늘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의 5월 인도분 시장 종가는 배럴당 마이너스 37달러였습니다.

    마이너스 가격은 판매자가 구매자에게 오히려 돈을 얹어줘야 원유를 팔 수 있다는 뜻입니다.

    오전 개장과 동시에 하락하기 시작한 유가는 배럴당 10달러가 무너지더니, 오후 들어선 장중 한때 마이너스 40달러까지 떨어졌습니다.

    유가가 마이너스로까지 곤두박질 친건 사상 처음입니다.

    [존 데프터로이스/CNN 기자]
    "원유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돈을 내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원유를) 넘기려 하고 있습니다. 저장 공간이 거의 다 찼기 때문입니다."

    유례없는 유가 급락의 이유는 코로나19로 각국에 이동제한령이 내려지며 산업 수요가 급감한 반면 원유 재고는 넘쳐나기 때문입니다.

    사우디 정부 관계자는 "구매자가 없다보니 유조선들이 도착지를 정하지 못한 채 원유를 싣고 있다"며 현 상황의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싼값에 사들이기를 원하는 수요도 있긴 합니다.

    그런데 저장시설이 포화돼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는 상황입니다.

    넘쳐나는 원유를 사둘 곳이 없다보니 가파른 폭락을 피할 수 없게된 겁니다.

    반면 일시적인 가격 왜곡이란 시각도 있습니다.

    북미 지역에서 저장 장소가 마땅치 않자 인수 시점이 임박한 5월 물량을 일제히 내다팔아서 발생한 비정상적 가격이란 분석입니다.

    [앤드루 리보/에너지시장 조사업체 임원]
    "경제에 긍정적이진 않습니다. 그러나 5월 인도분 물량이 (마이너스까지) 폭락한 것이고요. 6월 인도 물량은 여전히 20달러 부근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인수 시점이 조금 더 남은 물량은 가격이 상대적으로 덜 떨어졌다는 것인데 또 따른 유가 지표인 브렌트유도 6월 인도분은 배럴당 25달러 선에 장을 마쳐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 했습니다.

    MBC뉴스 이학수입니다.

    (영상편집 : 김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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