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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간다] '곰팡이' 핀 식재료 보내놓고…정산금은 '차일피일'

[바로간다] '곰팡이' 핀 식재료 보내놓고…정산금은 '차일피일'
입력 2020-04-21 20:21 | 수정 2020-04-21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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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

    여행객들이 홍콩에 가면 한 번씩 들른다는 유명한 망고 음료 전문점이 있습니다.

    바로 허유산이라는 브랜드인데요.

    3년 전부터 국내에서도 매장을 열고 영업 중입니다.

    그런데 국내 본사와 계약을 맺은 허유산 매장 점주들이,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본사의 갑질이 계속되고 있다며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무슨 내용인지 바로 가서 알아보겠습니다.

    유명 망고 음료 전문점 '허유산'은 홍콩 현지에서의 폭발적인 인기를 발판으로 3년 전 한국에 진출했습니다.

    한 국내 업체가 판권을 사들였고 한국에서는 백화점을 중심으로 매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한국 본사와 계약을 맺은 점주 김 모 씨도 2018년 2월 매장문을 열 때만 해도 백화점 입점 업체라는 자부심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상상도 못했던 일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허니젤리라는 이름의 식자재.

    곰팡이가 피어 있습니다.

    핵심 재료인 생망고는 변색이 돼 상태가 좋지 않아 보입니다.

    심지어 고무밴드, 머리카락 같은 이물질이 들어있을 때도 있었다고 합니다.

    손님들의 거센 항의를 받아야 했습니다.

    그나마 식재료 공급이 두 달이나 밀린 적까지 있었습니다.

    [김 모 씨 /전 '허유산' 가맹점주]
    "제일 웃긴 거는 (본사가) 망고를 못 준 적이 있어요. 망고집이잖아요 사실. 생망고를 못 줘 가지고 애플 망고를 갖다 주고 뭐 이런 적이 있거든요. (그래서) 냉동 망고만 주구장창 쓰고…"

    매출금을 정산하는 방식도 매장 운영을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백화점 허유산 매장에서 고객이 쓴 돈은 일단 백화점으로 들어가고 매장수수료를 뗀 뒤 나머지 돈을 허유산 본사에 보내면, 본사는 재료값과 수수료를 챙기고 각 매장에 돈을 나줘 줍니다.

    계약 당시엔 통상 한 달 반에서 두 달 뒤에 돈을 입금해준다고 했는데, 실제로는 최장 6개월이 걸렸습니다.

    [김 씨/전 허유산 점주]
    "한 달 밀리고 두 달 밀리고 이런 식으로 되다가 막판 가서는 6개월씩 이렇게 (정산금을) 안 준 거죠."

    어쩔 수 없이 은행빚을 져야 했습니다.

    [김 모 씨/허유산 점주]
    "저희는 타 은행 대출받고 빚내 가지고 아르바이트생 임금을 다 준 거거든요. 돈은 버는데 이자는 계속 내는 거예요 이상하게. 빚은 계속 쌓이고…"

    이런 어려움이 계속되면서, 매출은 떨어졌고, 김 씨는 결국 지난해 8월 백화점으로부터 매장 계약을 해지 당했습니다.

    그런데 본사 측은 점포를 차릴 때 받은 보증금을 8개월째 돌려주지 않고 있습니다.

    본사에 낸 5천만 원과 본사가 소개해준 컨설팅업체에 준 2천만 원을 합쳐 모두 7천만 원입니다.

    [김 모 씨/전 허유산 점주]
    "계약서 상에 보면은 계약이 종료된 다음날 (보증금을) 다 반환하기로 되어 있거든요. (본사가) 지금 '못 주겠다'라고 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이렇게 보증금을 못 받은 다른 점주들도 민사소송을 벌이고 있어서 연락해봤는데, 인터뷰를 피했습니다.

    불이익을 당할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입니다.

    [전 '허유산' 가맹점주 A씨]
    "지금 재판 진행 중에 있기 때문에 제가 돈(보증금) 받는 거는 재판에서 이겨야지 돈을 받는 거기 때문에…"

    [현 '허유산' 가맹점주 B씨]
    "제가 현재 매장을 하고 있잖아요. 뉴스가 나가서 백화점에서 시끄러우니까 저희더라 나가라고 그러면 저는 그냥 그 자리에서 아무것도 못 가지고 오고 투자한 거 다 버리고 나와야 하는 상황이거든요."

    이게 다가 아닙니다.

    허유산의 국내 본사 영업팀장 박 모 씨는 지난해 8월 해고당했지만 밀린 월급과 매장 관리경비 등 800여만 원을 언제 받을지 기약이 없습니다.

    [박모씨(통화녹음)]
    "어떻게 대표님은 제가 왔다갔다 경비도 어렵고 밥도 못 먹고 다닌다고 그렇게 얘기를 했는데 어떻게 저를 4달 동안 급여도 그렇게 안 주시는 거예요."

    [본사 대표(통화녹음)]
    "제가 볼 때는 지금 생활이 자꾸 어렵고 그러시면 실업 급여라도 받으세요. 여기 일 그만두고. 그게 최선일 거 같아요."

    허유산 국내 본사는 이 체불 건으로, 노동부에 의해 고발돼 벌금형 처분을 받았습니다.

    [박 모 씨/ 전 '허유산' 국내본사 직원]
    "그냥 시간 끌기 식으로 지금 거의 7개월 정도 이렇게 그냥 시간 끄는 거예요. 제가 미운지는 모르겠는데 저는 그 이유를 잘 모르겠어요. 정말 치가 떨립니다."

    박 씨의 월급에서 공제했던 일부 4대 보험료도 증발해 버렸습니다.

    박 씨가 해고를 당한 뒤, 1년간 낸 건강보험료 내역을 떼봤더니, 회사는 단 한 푼의 보험료도 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취재진은 허유산 국내 본사에 상세한 질문지를 보내고 직접 찾아가 설명을 요구했지만

    ['허유산' 국내본사 직원]
    "지금 대표님도 안 계시고 인터뷰가 어려운데요"

    본사는 간략한 서면 답변만 내놨습니다.

    "해당 점주가 악의적인 의도로 본사를 흠집 내고, 업무 방해에다 명예훼손을 하고 있다"는 반박…"

    그러면서 "점주의 의식을 개선하기 위해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지연됐던 정산금은 지금은 모두 지급 완료됐다고 했습니다.

    매장 점주들과 본사 해고 직원에 대한 갑질 논란과 무한 법적 다툼까지…

    여러 의혹을 속 시원히 풀어주기엔 해명이 충분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바로간다 장인수입니다.

    (영상취재 : 김경배, 강종수 / 영상편집 : 정소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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