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플 때 함께"라더니…'먹튀' 상조회사의 배신

◀ 앵커 ▶

최근 일부 상조 회사들이 고객들의 납입금을 마음대로 빼돌리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공정위가 긴급 점검에 나섰습니다.

특히 문제가 되고 있는 라임 같은 사모펀드들도 현금이 많은 상조업체를 노리는 경우가 있다는데요.

김세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서울의 한 상조업체 사무실.

홈페이지는 운영하고 있지만, 실제 사무실을 가보니 문이 굳게 닫혀있습니다.

"계신가요?(똑똑)"

2003년부터 상조업을 해오던 이 업체가 연락이 안 된 건 두달 전.

이 업체에 가입해 2005년부터 월 2만원 씩을 내 온 김모씨는 최근 상조업체의 거래 은행으로부터 황당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김모씨/상조업체 피해자]
"(은행에) 예치를 시킨 금액이 없더라고요. 확인이 안 된다고 말씀을 하시길래 회원번호가 중간에 바뀐 것 같더라고요."

상조업체 측에서 김씨 명의로 서류를 조작해 계약을 해지하고 수백만원의 납입금을 빼돌린 겁니다.

이 업체를 인수한 대표는 고객 납입금의 50%인 예치금을 이런 식으로 더 빼돌리려다, 공정위와 서울시에 덜미를 잡혔습니다.

공정위는 이처럼 상조회사를 인수합병 해놓고 고객 납입금을 가로채는 경우가 많다며, 긴급 현장조사에 들어갔습니다.

특히 사모펀드들의 상조회사 인수건을 주목하고 있는데, 최근 펀드환매 중단사태를 빚은 라임펀드도 관계회사를 내세워 상조업체를 인수한 뒤 3백억원대 자산을 빼돌린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홍정석/공정거래위원회 할부거래과장]
"매달 소비자로부터 선수금이 고정적으로 유입되기 때문에 인수·합병을 통한 선수금 무단인출의 유인이 강하게 존재합니다."

공정위는 상조업체가 고객돈에 손대는 것을 막기 위해, 앞으로 자금인출시 고객에게 알리는 한편, 은행이 직접 공정위에 통보하도록 할 방침입니다.

하지만 이미 납입금을 도둑맞은 상조 회원들은 직접 소송밖에는 보상받을 길이 없어, 관련 대책이 시급해 보입니다.

MBC뉴스 김세진입니다.

(영상취재 : 황성희 / 편집 : 조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