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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가려진 '살육의 기록'…"사람 사냥이 시작됐다"

[단독] 가려진 '살육의 기록'…"사람 사냥이 시작됐다"
입력 2020-04-27 19:50 | 수정 2020-04-27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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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전두환 신군부의 살육은 취재 수첩에 다 담을 수 없을 정도로 참혹했고 동시 다발로 발생했습니다.

    어느 기자는 "사람 사냥이 시작됐다"는 표현으로 기사를 작성해 긴급 타전합니다.

    하지만, 광주에서 작성된 수 많은 기사는 신군부의 검열에 흔적없이 사라지고, 진실은 그렇게 가려져야 했습니다.

    이어서 백승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조광흠>
    공수부대는 진압을 말리는 할머니에게 칼을 휘둘렀고,

    <김영택>
    간호원을 피가 낭자하게 때린 뒤 옷을 벗기는 등 성폭력도 저질렀습니다.

    <장재열>
    집이나 사무실까지 들어가 닥치는대로 몽둥이를 휘둘렀습니다.

    <김영택>
    모든 연행자는 피투성이였고, 택시를 타고 가던 신혼부부도 그랬습니다.

    도청을 지키던 2백 명의 시민군을 상대로 군 병력 2만 명을 투입한 5월 27일 현장은

    <장재열>
    다음날인 28일 오후까지도 검붉게 엉긴 피가 굳지 않았을 정도로 처참했습니다.

    [장재열/당시 중앙일보 기자]
    "학생들 있던 장소에 피가 흥건하게 고였어요. 우리나라 군인이 우리나라 국민한테 이렇게 한 건가…"

    가족을 잃은 통곡도 수첩에 넘쳐납니다.

    <조광흠>
    시신으로 돌아온 아들 앞에 술 한 잔 따른 아버지는 그나마 나았습니다.

    <조광흠>
    무언가에 머리가 부서져 신원도 알 수 없는 사체들도 부지기수였습니다.

    [조광흠/당시 조선일보 기자]
    "관 뚜껑을 밀어서 얼굴, 상반신이 보이게 놔둡니다. 그럼 가족들이 그걸 찾아다니면서, 찾으면 오열하고 난리가 나죠."

    하지만 긴급 타전된 광주발 기사는 검열로 난도질돼 한 줄도 제대로 보도되지 않았습니다.

    [나의갑/당시 전남일보 기자]
    "언론 검열 정훈실인가 있더만요. 상무대 안에 가니까. 거기까지 오리 걸음으로 해서 갔어요. 모든 기자들이."

    [장재열/당시 중앙일보 기자]
    "인간 사냥이 시작됐다고 기사 첫 부분에 (써서) 나갔다(발송했다)고 하지 않습니까? (서울로) 발송까지 어떻게 했다 하더라도 나오는 거 보면 엉뚱한 거 나오는 사례가 많으니까."

    <박태홍>
    그래도 난 기자인가? 비참하다, 자괴감도 커졌지만, 취재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기자들은 보도되지 못할 걸 알면서도 누가 가해자인지, 부대명을 악착같이 기록했습니다.

    이제 역사가 된 취재수첩은 MBC뉴스 모바일과 홈페이지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MBC뉴스 백승우입니다.

    (영상취재: 한재훈 / 영상편집: 정소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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