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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간부 "임신하면 죄인"…여경 "면담 후 유산"

경찰 간부 "임신하면 죄인"…여경 "면담 후 유산"
입력 2020-04-27 20:15 | 수정 2020-04-27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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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경찰 간부가 임신한 부하 경찰한테 "우리 조직에서 임신하면 죄인 아닌 죄인" 이라는 말을 했고 해당 경찰은 며칠 뒤 유산을 했습니다.

    상관의 말에 심한 모멸감을 느껴서 정상적인 생활을 할수 없었다는 건데요.

    경찰이 감찰에 착수했습니다.

    서윤식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진주경찰서 민원실에서 근무하던 한 여경은 작년 10월 순경에서 경장을 승진했고, 임신 8주차가 되던 지난 2월초 인사 관련 면담을 진행했습니다.

    진주경찰서 내부 규정을 보면, 승진시엔 부서를 이동해야 하게 돼 있어 고민이 깊어졌습니다.

    그러나 임신초기라 자칫 유산 가능성도 있는 만큼, 이 여경은 상관인 과장을 만나 출산휴가가 시작되는 9월까지는 민원실에서 계속 근무하게 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런데 뜻밖의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여경 남편]
    "'우리 조직에서 임신하면 죄인 아닌 죄인이다'…그 말을 들었었고, 부하 직원에게 축하는 커녕 인간으로서 담지 못할 그런 막말을 할 수가 있습니까?"

    면담 이후 심한 모멸감에 잠도 못자고 식사도 제대로 할 수 없었던 이 여경은 불과 나흘 뒤 결국 파출소 발령이 났습니다.

    그리고 발령 바로 다음날, 정기검진 차 산부인과에 갔는데, 유산이라는 더 충격적인 소식을 들어야 했습니다.

    경남지방경찰청은 감찰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경남지방경찰청 관계자]
    "부적절한 발언을 한 부분에 대해서 외부의 전문가를 모셔서 징계위원회 회부 여부를 결정할 겁니다."

    취재팀은 해당 과장을 만나 왜 이런 말을 하게 됐는지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이 과장은 "다들 임신을 축복해줘야하는데, 아직도 우리 조직, 그러니까 경찰에는 임신한 걸 죄인 취급하는 문화가 있어서 안타깝다"고 말했습니다.

    잘못된 조직 문화를 지적했을 뿐, 임신를 비하하려는 의도는 없었다는 겁니다.

    마치 자신은 사건과 별로 관련이 없는 것처럼 내놓는 답변에, 취재팀은 추가 설명을 요구했지만, 이 과장은 이달말까지 휴가를 낸 채 끝내 전화도 받지 았았습니다.

    이번 문제를 언론에 알린 사람은 역시 경찰이기도 한 여경의 남편으로 그는 임신 사실이 동료들로부터 비난이 아니라 축복받는 조직으로 거듭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서윤식입니다.

    (영상취재: 손정모(경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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