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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이 지났지만…대출 창구는 여전히 '새벽줄'

한 달이 지났지만…대출 창구는 여전히 '새벽줄'
입력 2020-04-28 19:43 | 수정 2020-04-28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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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겨울 파카를 입고 빌딩 밖에서 아침을 기다립니다.

    오늘 새벽 두 시부터 시작된 이 기다림의 행렬은 아침 6시, 열 다섯 명을 넘었고 이들의 직업은 모두 소상공인이었습니다.

    소상공인 긴급 대출을 시작한 지 한 달, 이렇게 기다려야 신청이라도 할 수 있고 대출 창구는 그들을 위해서 이제 아침 6시부터 일을 시작합니다.

    그렇게 정부가 준비한 12조 원은 이제 바닥을 보이고 있지만 소상공인의 절박함은 아직 해소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 현장을 김민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한겨울 옷을 껴입은 남성이 건물 입구에 자리를 편 지 2시간.

    배달업체를 운영하는 김윤호씨는 대출 신청을 하려고 새벽 2시부터 소상공인 센터를 찾았습니다.

    센터 직원들이 출근하려면 아직 멀었지만, 더 이상은 헛걸음 할 수 없어 밤을 샐 각오로 나왔습니다.

    [김윤호/소상공인 대출 신청자]
    "몇번 왔는데 안 되어 가지고. (오늘 몇번째 오신 거예요?) 4번째요. 온라인이랑 전화(신청)는 수십번 해도 안 되니까. 가게 문 닫고, 지금 하루 닫는다고 생각하고 온 거예요."

    새벽 6시.

    하루 20명 현장접수를 받는 다른 센터에도 이미 열댓 명이 줄을 섰습니다.

    [소상공인 대출 신청자]
    "(다들) 너덧 번은 온 사람들이에요. 최종으로 새벽에 와서 기다려보는 거예요. 안 준다 그러면..지푸라기 잡는 거예요."

    젊은 파스타집 사장님은 지난달부터 시작한 공사장 아르바이트를 하루 접고, 새벽부터 달려왔다고 말합니다.

    [양해성/파스타 식당 운영]
    "지금은 평일날 용역사무소에서 일하고 있고요. 식당에 있던 직원들은 일부는 정리가 됐고, 금토일만 같이 하고 있는 거예요. 당분간만 우리 좀 참자 하고서."

    코로나19로 위기에 내몰린 자영업자들을 위해 정부가 1.5% 초저금리 대출을 시작한 지 한 달.

    수십만명이 대출을 받은 걸로 추정되면서, 하루 4천 명 신청자가 절반으로 줄긴 했지만, 현장 접수는 말할 것도 없고, 하루 한번인 온라인 접수 역시 시작과 동시에 마감됩니다.

    [소상공인 대출 신청자]
    "나이먹은 사람은, 인터넷 못 하는 사람은 (온라인 접수 정원) 40명, 11시 딱 돼서 들어가지지도 않아요. (센터에선) PC방 가서 접수를 하라 하더라고요."

    어렵사리 접수 순번 안에 들었지만, 대출을 거부당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과거 신용불량이었던 양 모씨는 개인회생 신청을 하고 매달 75만원씩 5년간, 빚을 다 갚았습니다.

    지금은 3등급 신용을 회복했는데도, 신용불량 이력이 있다는 이유로 대출이 안 됐습니다.

    [양 모 씨/미용실 운영]
    "(개인회생으로) 법적으로는 다 끝났는데, (신용보증재단이) 자기 내부적으로 (있었던) 이자하고 원금을 변제하지 않으면 보증서가 발급이 안 된다고…"

    2월 말 사업자 등록을 한 최 모 씨도 등록이 늦었다는 이유로 대출 대상에 들지 못했습니다.

    [최 모 씨/분식집 운영]
    "어려운 자영업자들 도와주려고 하는 취지라면 (대출이) 아예 안 된다는 이유는 뭐냐?" 그랬더니, "정부 시책이 그러니 우리도 어쩔 수 없다."

    준비했던 12조 원이 바닥을 드러내면서, 정부는 소상공인들을 위해 10조 원 규모의 2차 대출을 준비 중이지만, 당장 일주일, 한달이 급한 자영업자들의 절박함은 여전히 진행 형입니다.

    MBC뉴스 김민찬입니다.

    (영상취재: 나경운 영상편집: 우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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