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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아이만 과자·색연필 안 줘"…법원 "따돌림도 학대"

"한 아이만 과자·색연필 안 줘"…법원 "따돌림도 학대"
입력 2020-04-28 20:29 | 수정 2020-04-28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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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어린이집 교사가 특정 아이 에게만 간식이나 교재를 주지 않는 행위를 반복적으로 하는 경우, 물리적인 충격이 없더라도 '정서적 학대'에 해당 한다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가해 교사에게 이례적인 중형이 선고됐는데, 곽동건 기자가 전해 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지난 2018년, 서울의 한 어린이집 교사 37살 A 씨는 자신이 담당하는 3살반 아이들에게 과자를 나눠줬습니다.

    그런데 자기도 달라고 손을 들었던 한 아이에게만 주지 않았습니다.

    또, 간식으로 계란을 주거나 색연필을 나눠줄 때도 특정 아동만 쏙 빼놓았습니다.

    교사 A 씨의 이같은 '따돌림' 행위는 어린이집 CCTV를 통해 한 달새 11차례나 확인됐습니다.

    결국 아동 학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A 씨는 '아이들을 훈육하려 한 것일 뿐 학대한 게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당시 어린이집 원장]
    "예를 들어서 이 아이가 다른 아이를 괴롭혔는데 가만히 놔두는 것도 그것도 방치거든요. 이 아이를 적당히 훈육을 해야 되는 거거든. 그런 경계선상이 굉장히 힘들더라고…"

    법원은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습니다.

    형의 집행은 유예됐지만, 이른바 '정서적 학대'가 대부분 벌금형에 그쳤던 이전 판례들에 비하면 이례적인 중형입니다.

    재판부는 "딱히 훈육의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 상황에서, 단지 아이에게 소외감을 느끼게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명숙/한국여성아동인권센터 대표변호사]
    "'육체적 학대'나 '성적 학대'에 비해서 그동안 '정서적 학대'는 비교적 가볍게 처벌되거나, 처벌되지 않았었는데…"

    훈육과 학대의 경계에 놓여 있다는 이유로 처벌조차 제대로 안 됐던 '정서적 학대' 행위에 대해 최근 대법원도 잇따라 유죄 판결을 내리고 있습니다.

    MBC뉴스 곽동건입니다.

    (영상취재: 방종혁 / 영상편집: 김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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