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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아들·동생'이… '화마'에 돌아오지 못했다

'아버지·아들·동생'이… '화마'에 돌아오지 못했다
입력 2020-04-30 19:39 | 수정 2020-04-30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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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경기도 이천 물류 창고 화재는 최종 사망자 38명, 부상자 10명을 남긴 참사가 됐습니다.

    '안전 불감증' '달라진 게 없다'는 예상 가능한 화재 원인, 또 분노할 만한 소식은 잠시 뒤에 전해 드리고 사상자 48명이 품고 있는 저마다의 안타까운 48개의 사연부터 들어보겠습니다.

    아버지와 아들이 2층에서 함께 일하다 아들은 뛰어 내려 살고 아버지는 숨졌습니다.

    하루 벌이가 급해서 일용직을 찾아 온 30대 가장은 끝내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습니다.

    그 사연들, 먼저 남효정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망연자실, 벽에 몸을 기댄 채 쪼그려앉은 어머니.

    이천 물류창고 화마에 다섯 자녀 중 큰아들 김 모씨를 잃었습니다.

    그치지 않는 눈물, 억울함이 밀려옵니다.

    [사망자 김 씨 어머니]
    "이게 뭐야, 싼 자재 써 가지고 남의 생떼 같은 자식 죽이고! 이게 무슨 대한민국이냐…"

    마흔 나이에 늦장가를 간 아들은 다음 달이면 결혼 1주년을 맞는 신혼이었습니다.

    어제는 새 일터에 나간 첫날이었다고 합니다.

    그게 마지막 출근이 돼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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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생자 중엔 아들과 함께 일하던 아버지도 있습니다.

    사망자가 가장 많이 나온 지상 2층에서 함께 일하던 중, 아들은 뛰어내려 목숨을 건졌습니다.

    하지만 아버지 이름은 사망자 명단에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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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는 화재 소식을 듣고 단숨에 달려왔습니다.

    충북 음성에서 일거리를 찾아 이천으로 온 아들.

    35살 일용직 노동자였던 아들은 매일 새벽 4시 반이면 집을 나서 말 한마디 나누기도 힘들었습니다.

    그런 아들을 이젠 만날 수조차 없습니다.

    [사망자 조 씨 아버지]
    "'힘을 합치면서 같이 잘 살아보자' 이제 뭐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하고 그랬는데 그게 이렇게 될 줄을 몰랐던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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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화재로 외국인 노동자도 3명이나 목숨을 빼앗겼습니다.

    7년 전 한국으로 건너와 일용직으로 생계를 이어가던 중국동포 오 모씨가 그 중 한 명입니다.

    [사망자 오 씨 큰 형]
    "막내동생하고 내가 스무살 차이예요. 어디 나가면 '아들인가? 저게 너 아들이야?' (사람들이 그랬는데…)"

    누군가의 아들, 아버지, 동생은 그렇게 불러도 더이상 대답이 없습니다.

    MBC뉴스 남효정입니다.

    (영상취재: 이상용 / 영상편집: 이화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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