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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만 불연재 속은 '우레탄폼'…불만 나면 '불쏘시개'

겉만 불연재 속은 '우레탄폼'…불만 나면 '불쏘시개'
입력 2020-05-01 19:53 | 수정 2020-05-01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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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유독 가스를 일으킨 우레탄 폼 얘기, 오늘도 해보겠습니다.

    현재 건물 외벽은 무조건 불에 안 타는 소재를 써야 하지만 건물 내부의 벽은 겉에만 철판을 깔면 그 안에 들어가는 단열재는 불에 타는 우레탄 폼을 써도 문제가 없습니다.

    외벽만 불에 안 탄다고 화재를 막을 수 있는 건 아니겠죠.

    박종욱 기잡니다.

    ◀ 리포트 ▶

    지난 2008년 40명이 희생된 이천 냉동창고 화재 사건.

    불에 잘 타는 가연성 재료가 피해를 키웠다는 비판이 일자 정부가 이듬해 관련 규정을 개정했습니다.

    '불에 잘 타지 않는 불연재료나 준불연재료를 마감재로 사용해야 한다'고 건축법령을 바꾼 겁니다.

    하지만 건물의 외벽에 대해선 단열재, 도장 등 모든 재료에 대해 적용한다고 명시했지만, 천장, 벽, 기둥 등 건물 내부에 대해선 명확한 규정을 두지 않았습니다.

    이러다보니 현장에선 법령의 헛점을 이용하는 일이 비일비재했습니다.

    마감재 겉면만 불에 잘 타지 않는 재료를 사용하고, 규정이 없는 벽체와 내부 단열재는 저렴한 가연성 재료를 계속 써 온 겁니다.

    [단열재 시공업체 관계자]
    "우리가 냉동창고나 이런 곳에 견적이 들어와서 가면 가격 경쟁이 안 되죠. '화재시에 이렇습니다'하고 동영상이나 시험성적서를 보여드려도 그 분들은 어찌됐든 가격 차이가 (중요하니까…)"

    미국에서는 우레탄 폼을 대피가 쉬운 지상 1층만 사용하게 하고, 일본은 지하에서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등 선진국들은 가연성 재료 사용을 엄격히 규제하고 있습니다.

    반면 우리 나라에선 싸고 효율적이란 이유로 화재시 맹독성 물질을 뿜어내는 가연성 제품이 단열재 시장의 90% 가량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장성현/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 간사]
    "석유화학제품 단열재를 규제해야 하는데 우리 나라는 규정이 없거든요. 아무리 유해가스가 많이 나온다고 하더라도 규정이 없기 때문에 공사 현장에서는 계속 사용하고 있는 거죠."

    국토교통부는 오늘 "벽체와 내부 마감재 사이에 설치되는 단열재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어 성능이 미흡한 자재가 사용된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번과 같은 사고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기준을 개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박종욱입니다.

    (영상취재 : 이창순 / 영상편집 : 배윤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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