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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드러낸 상처…일자리 없는 야속한 '노동절'

코로나가 드러낸 상처…일자리 없는 야속한 '노동절'
입력 2020-05-01 20:11 | 수정 2020-05-01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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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노동절, 근로자의 날인 오늘 신문 1면에 실린 민주 노총의 광고입니다.

    '구조 신호'로도 사용되는 메이 데이라는 표현으로 코로나19의 엄혹한 상황에서 절박한 위기에 빠진 노동 실태를 구조해 달라고 외칩니다.

    그 현장을 조희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코로나19로 항공업계는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해고의 폭풍은 하청업체에 먼저 휘몰아쳤습니다.

    7년 동안 여객기 내 청소를 해온 김하경 씨.

    열 손가락 마디마디에는 묵묵히 뒷정리를 맡았던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김하경/기내 청소노동자]
    "모포 같은 걸 이게 우리가 담죠. 비닐에 넣고 잡아매고 (손가락을) 많이 쓰니까. 장갑을 아까 내가 낀 이유도 안 예쁘니까. 손이 안 예쁘니까."

    얼마 전 김 씨에게는 해고통지서가 날아왔습니다.

    무기한 무급휴직과 희망 퇴직이라는, 회사가 제시한 선택을 받아들이지 않은 결과는 해고였습니다.

    [김하경/기내 청소노동자]
    "사인하라는 것은 본인 의사예요. 하고 안 하고는 본인 의사에 달려있는데 사인 안 했다고 해고통지라니 말도 안 돼요."

    8년간 어린이집과 학원 버스를 몰았던 김 모 씨는 개원이 계속 미뤄지면서 운전대를 놓아야 했습니다.

    [김 모 씨/통학버스기사]
    "보고 싶죠. 내 손주 새끼들 같은데 얼마나 보고 싶은데. 어떨 땐 보고 싶어서 눈물도 나는데"

    세 달 전 받은 월급 2백만 원을 끝으로 수입이라곤 기초노령연금 20만원이 전부.

    [김 모 씨/통학버스 기사]
    "애를 써도 잠이 안 와요. 자동차 할부금은 어떻게 할 것인가 신경을 너무 쓰니까 죽겠더라고요."

    공연 예술 노동자들도 코로나19 한파를 피할 수 없었습니다.

    지난 20년간 배우이자 연출가로 어린이들을 위한 공연을 했던 김영신 씨.

    [김영신/배우 겸 연출가]
    "틈만 나면 휴대전화로 (무대) 영상이랑 사진 찍었던 거 보기도 하고. 많이 그립죠. 무대 자체가 그립고 관객이 그립고"

    지금은 생계를 위해 부업에 나설 수밖에 없는 형편입니다.

    [김영신/배우 겸 연출가]
    "정수기 필터 교환 교체해 주고 영업도 하고. 혹시 또 모르잖아요. 공연이 어떻게 생길지 모르니까."

    매년 5월이면 꽉 찼던 어린이 공연장이 텅 비면서, 연습실의 문도 굳게 닫혔습니다.

    [김기태/배우 겸 연출가]
    "2월부턴 공연도 없고 연습실을 계속 사용하는 것도 부담스럽고 해서 일단 모두 뺀 상황입니다."

    지난 3월 기준으로 일을 쉬고 있는 임시 휴직자는 160만명으로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칩니다.

    고용불안이 엄습해 오면서 직장인 4명 중 1명은 불안감을 느끼고 있고 10명 중 1명은 우울감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오진호/직장갑질119]
    "코로나19라고 하는 어떤 팬데믹에서 시작해서 불안감의 팬데믹으로 이어질 수 있겠다 우려가 큰 상황입니다."

    그나마 고용보험의 우산 아래 있는 노동자는 천 300만 명.

    그보다 훨씬 많은 천 500만명은 고용보험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습니다.

    건강보험처럼 '전국민 고용보험'이 절실한 이유입니다.

    코로나19 사태 속에 찾아온 노동절,

    [김하경/기내 청소노동자]
    "너무 즐겁게 일했는데 하루아침에 이렇게 되니까. 잠이 안 와요. 이게 뭔가 '멘붕상태'가 되더라고요. 내가 뭘 잘못했지, 뭘 잘못했는데 이렇게 됐지"

    MBC뉴스 조희형입니다.

    (영상취재: 남현택 방종혁 강재훈 김효준 조윤기 / 영상출처: 극단 조이키즈 / 영상편집: 김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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