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4월 수출이 지난해 보다 4분의 1 가까이 크게 줄었습니다.
수출이 막히면서 매출의 대부분을 해외수출에 의존하는 중소 영세업체들이 가장 먼저 무너지고 있습니다.
특히 섬유 업체의 경우 일감이 없어 직원들에 대한 해고를 시작하는 등 벼랑 끝에 몰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현장을 김세진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부산의 한 염색 공단.
50개 업체 3천명이 일하던 곳이 적막감만 감돕니다.
코로나19 여파로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시장 섬유제품 수출이 막히면서 염색 주문도 끊어졌기 때문입니다.
[김영민/염색업체 상무]
"지금 현재는 이렇습니다. 100% 다 쉽니다. 여기 상황은 오더가 오는 상황에 따라서"
한창 기계를 돌려야 할 시간이지만 발전소 상황판에 전기 사용량이 아예 0으로 나오는 곳이 수두룩합니다.
[박환희/부산패션칼라사업협동조합 이사]
"특히 4월 들어서는 주간 사용량도 줄지만 야간 사용량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충격의 여파는 고스란히 일자리로 이어집니다.
신발 수출 업체에 가공 원단을 납품해오던 이 회사는 지난 두 달동안 전체 직원 44명 가운데 16명이 해고나 휴직처리됐습니다.
[강성학/염색업무 10년차]
"(나가도)갈 데 없습니다. 전부 다 줄이고 있는 상태고 일이 없는 상태니까 사람을 받을 능력이 안 되지 않습니까."
국내 섬유관련 업체는 4만 6천여곳, 종사자만 28만명이나 됩니다.
코로나 19의 충격은 특히 이 가운데 하청업체와 그 직원들을 먼저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1천여개 영세 봉제 업체가 밀집해 있는 서울 청파동을 찾아가봤습니다.
15명이 일해야 할 제봉 작업대에 앉아있는 건 단 2명.
직원을 쓰지 않고 사장 혼자 일하거나, 아예 문을 닫은 곳도 많습니다.
영세 봉제업체의 핵심 인력은 객공, 즉 특정 사업장에 소속되지 않은 재봉사들인데, 이들 상당수가 일터를 잃어버렸습니다.
[재봉사]
"놀면 안 되는데 벌어야 되는데 안 되니까. 찾아다녀도 없고 하니까"
당장 한두달 버틸 여력이 없어 문을 닫는 영세업체를 위한 대출 지원을 강화하고, 정부 지원 사각 지대에 있는 취약 노동자에 대한 실업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합니다.
MBC뉴스 김세진입니다.
(영상취재 : 독고명 / 편집 : 장동준)
뉴스데스크
김세진
3천 명 공장의 '고요'…고용 끊기는 섬유업체들
3천 명 공장의 '고요'…고용 끊기는 섬유업체들
입력
2020-05-03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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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0-05-03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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