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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간다] 손 놓은 정부…여전한 투기 천국 지식산업센터

[다시간다] 손 놓은 정부…여전한 투기 천국 지식산업센터
입력 2020-05-04 20:03 | 수정 2020-05-04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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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

    다시간다, 경제팀 이준희 기자입니다.

    중소상공인들이 싸게 분양받아 업무 공간으로 사용하도록 만든 지식산업센터가 있습니다.

    전국에 1천 개가 넘습니다.

    그런데 이 지식산업센터에 전혀 상관없는 사람들이 몰려들어 투기장으로 변질된 실태를 1년 7개월 전 '바로간다'를 통해 보도해 드렸는데요.

    지금 다시 둘러봤더니 바로 잡히기는커녕 상황은 더 심각해져 아예 전문임대업체까지 등장했습니다.

    그 현장으로 다시 가보겠습니다.

    ◀ 리포트 ▶

    최근 분양을 시작한 경기도 구리의 지식산업센터 모델하우스.

    사업을 하는 사람이 아니고 그냥 회사원인데 분양받을 수 있느냐고 묻자 곧바로 고개를 끄덕입니다.

    [분양대행사 직원]
    "이거는 일단 수익형 부동산 쪽으로 보시면 돼요. 사업자(등록증)를 내셔서, 컨설팅, 마케팅으로 가장 흔한 걸로 (만들면 됩니다.)"

    완공 전에 팔아도 되고, 진짜 사업자에게 임대를 줘서 수익을 챙겨도 된다고 말합니다.

    코로나19로 부동산 경기가 죽지 않았냐는 질문엔 지식산업센터는 대출이 80%까지 나와 여전히 인기라며 꼬드깁니다.

    [분양대행사 직원]
    "(분양이) 다 나갔고, 다 나갔고, 얘네들도 얘네들 빼놓고는 다 나갔습니다."

    저는 1년 7개월 전 중소기업을 위해 만든 지식산업센터가 전혀 상관없는 사람들이 몰려들어 투기판으로 전락한 사정을 보도했습니다.

    기자인 저도 1시간도 안 돼 손쉽게 분양받을 수 있었습니다.

    [부동산 직원(2018년 10월)]
    "불법은 아니에요. 엄밀하게 따지면 편법이지 불법은 아니에요."

    당시 정부가 대책을 내놓겠다고 했으니까 지금은 사정이 나아졌겠지 했는데 오히려 더 심각해졌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구리의 또 다른 모델하우스.

    투자자의 불안을 덜어줄 수 있는 새로운 서비스를 도입했다고 큰소리칩니다.

    [분양대행사 직원]
    "우리나라 어떤 지산(지식산업센터)도 이런 시스템은 없었습니다. 우리가 여기 처음 도입했어요."

    분양을 받은 뒤 만약 임대로 들어올 실수요자를 못 구할 경우 자기들과 계약한 임대관리업체가 1년 동안 임대료를 대신 내준다는 겁니다.

    손해 볼 아무런 위험 부담이 없다는 얘기입니다.

    [분양대행사 직원]
    "공실이어도 예를 들면 2억 원짜리 분양받았으면 분양가의 5%를 지켜줘요. 수익률을…"

    [임재만/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
    "분양형 호텔이나 이런 데에서 활용되고 있던 비즈니스 모델이 지식산업센터에 들어왔다는 것은 (지식산업센터가) 원래 목적에서 크게 벗어나서 임대사업을 위한 투자 상품화됐다(는 걸 의미합니다.)"

    도대체 정부는 뭘 한 걸까.

    산업통상자원부는 "MBC 보도 직후 실태조사를 했지만 17개 시도 중 5곳이 답을 주지 않아 정책 반영이 어려웠다"는 이해하기 힘든 해명을 내놨습니다.

    전문기관의 연구용역결과 전매 제한 등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답변을 이미 1년 전에 받지 않았냐는 질문에는 여전히 대책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
    "(투기 행위가)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만 해당되는 현상이라서 전체적으로 규제 강화하는 건 좀 더 검토가 필요할 것 같고요."

    투기장으로 전락하면서 정작 혜택을 봐야 할 중소상공인들은 수천만 원의 웃돈을 줘야 겨우 입주가 가능한 상황.

    [A업체 대표]
    "제가 살 당시에는 구하기가 힘들었어요. 매물 자체를…5천만~6천만 원 정도 P(프리미엄)를 줬어요."

    이번에는 정부가 제대로 대책을 내놓을지 계속 지켜보겠습니다.

    다시간다 이준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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