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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나도 보험 없다…"우리는 '몸빵' 노동자"

사고 나도 보험 없다…"우리는 '몸빵' 노동자"
입력 2020-05-05 20:01 | 수정 2020-05-05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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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코로나 19로 외식 대신 배달 음식 시켜 먹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배달 노동자들의 움직임도 분주해 졌습니다.

    그만큼 더 위험에 내몰리고 있는 배달 기사들의 하루를 오현석 기자가 동행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수고하세요! 2만 3천원이요. (네.) 수고하세요!"

    음식을 받고 식당을 나서는 순간, 배달노동자 김형진씨의 전쟁이 시작됩니다.

    카레를 주문한 집까지 주어진 시간은 10분 남짓.

    배달이 늦어 고객이 주문을 취소라도 하면 음식값을 물어내야 합니다.

    큰길보다는 이면 도로가 빠르지만 무단횡단하는 사람, 불법주차 차량을 뚫다 보면 순간순간이 아슬아슬합니다.

    오늘따라 신호는 왜 계속 걸리는지, 가까스로 도착하면 이젠 몇 개 층을 뛰어올라 초인종을 누릅니다.

    "안녕하세요. 맛있게 드세요."

    코로나 19로 배달주문이 폭증하면서 김씨의 업무 강도도 함께 늘었습니다.

    [김형진/배달 노동자]
    "'3픽'(음식 3개를 집어서) 쫙 뿌리고, 그 다음에 '2픽'(음식 2개를 집어서) 주고 주고, 이런 식으로도…"

    그러다 보니 사고 위험도 그림자처럼 따라다닙니다.

    실제로 코로나19가 확산된 올해 1월부터 4월 15일까지 이륜차 사망사고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가 늘었습니다.

    하지만 서두르다 사고가 나면 오롯이 배달노동자 본인 책임입니다.

    보험이나 산재처리가 거의 안되기 때문입니다.

    "(사고가 나면) 저희는 노출이 또… 죄송하지만 속된 말로 '몸빵'이잖아요. 어쨌든 저희가 조심하는 수밖에 다른 방법은 없습니다."

    강남역 사거리를 배달 오토바이들이 줄지어 달리며 시위를 벌였습니다.

    [유건우/라이더유니온 조합원]
    "(산재 인정이 안돼) 제 몸은 다쳤는데, 아무 것도 보상을 못받는 상황이었고…"

    [이기현/라이더유니온 조합원]
    "(보험을) 들고 싶은데 못 들어. 얼마인 줄 아세요? (1년 보험료가) 6백, 7백, 8백 만원… (보험사가) 거부하면 땡이여, 들어갈 수가 없어."

    전국의 음식 배달노동자는 13만 명으로 추산됩니다.

    대통령 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는 배달 플랫폼 노사정대화 기구를 만들어 우선 보험 체계 개편부터 논의할 계획입니다.

    MBC뉴스 오현석입니다.

    (영상취재 : 나경운, 남현택 영상편집 : 신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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