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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뿐인 사과"…철탑농성 해고 노동자 '단식' 돌입

"말뿐인 사과"…철탑농성 해고 노동자 '단식' 돌입
입력 2020-05-07 20:05 | 수정 2020-05-07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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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어제 사과를 했죠.

    그런데 경영권 승계를 언급했지만 그 핵심이라할 삼성 물산과 제일 모직 합병에 부당한 결정을 한 임원들은 여전히 요직에 앉아 있습니다.

    또 노조 문제로 상처입은 분들께 사과한다고 했지만 정작 상처 정도가 아니라 해직된 이들은 언급도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해직자는 오히려 오늘부터 단식을 시작했습니다.

    조윤정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2015년 삼성물산 이사회 의사록입니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을 1대 0.35의 비율로 합병한다는 내용입니다.

    두 회사의 가치로 볼 때 이 합병 비율은, 이재용 부회장이 대주주였던 제일모직엔 유리하고, 삼성물산엔 그만큼 손해라는 평가가 있었지만, 당시 이사회에 참석한 삼성물산 이사들은 전원 합병에 찬성했습니다.

    찬성했던 이사들 중 최치훈 사장과 이영호 사장 등 4명은 지금도 삼성물산 이사로 재직 중입니다.

    이재용 부회장 승계를 위해 증거인멸과 분식회계를 한 혐의로 지난해 2차례나 구속영장이 청구됐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김태한 대표.

    세간의 따가운 시선에도 아랑곳 않고 삼성은 김 대표를 지난 3월 주총에서 또다시 대표이사로 선임했습니다.

    이 부회장이 어제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재판받고 있음을 거론하며 사과했지만, 그 뒤에선 이 문제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경영진들이 여전히 요직을 차지하고 있는 겁니다.

    [이지우/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간사]
    "부당합병과 회계사기로 의심을 받고 있는 이사들을 계속 이사회에 두는 것은 삼성이 결국 어떠한 쇄신 의지도 없다는 것(입니다)."

    "기만적인 대국민 쇼 이재용을 구속하라"

    이 부회장의 사과 다음 날일 오늘도 삼성 사옥 앞에선 해고자들의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삼성에서 노조를 만들려다 해고된 뒤 약 1년 전부터 철탑 고공 농성에 들어간 김용희 씨는 어제 사과를 보고 난 뒤 또다시 단식을 시작했습니다.

    노조 문제에 대해 사과하면서도 정작 피해자들에 대해선 한 마디도 없었다는 겁니다.

    [김용희/'고공 농성' 삼성 해직자]
    "가정이 파괴되고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피눈물로 지금 살고 있습니다. 피해 당사자들에게 먼저 사과를 하고, 경영 승계를 아들이 하든 말든 상관 없습니다."

    이 부회장의 사과를 권고한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는 오늘 회의를 열고 "이 부회장이 준법 가치 실현 의지를 직접 표명한 데 대해 의미있게 평가한다"면서 자세한 실천 방안을 마련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삼성 준법위는 이같은 내용을 직접 발표하려 했지만, 삼성 피해자 단체들이 진정성 없는 사과를 받아들이면 안 된다고 항의하면서 무산됐습니다.

    MBC뉴스 조윤정입니다.

    (영상취재 : 이향진, 김동세, 노성은 / 편집 : 장동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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