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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시설 없이 용접 작업"…여전히 '위험한' 건설현장

"소방시설 없이 용접 작업"…여전히 '위험한' 건설현장
입력 2020-05-07 20:14 | 수정 2020-05-07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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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경기도 이천 물류 창고와 같은 공사를 하는 다른 현장은 사정이 어떤지, 저희가 단속팀과 함께 돌아 봤습니다.

    곳곳에서 문제가 발견 됐지만 작업자들은 "회사에 문제 제기를 하면 해고라서 그냥 시키는 대로 할수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임상재 기잡니다.

    ◀ 리포트 ▶

    170여명의 노동자들이 골조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경기도의 한 물류창고.

    지자체의 긴급 안전점검이 실시됐습니다.

    "용인시에서 긴급 안전점검을 나왔습니다."

    소방 시설과 전기 작업에 대한 점검 결과 용접 불꽃이 튀는 걸 철저히 막기 위해 가림막을 추가로 설치하라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이창엽/용인시 안전지도점검팀장]
    "전반적인 점검을 봤을 때 상당히 양호한 수준입니다. 용접·용단 작업 시 불티 방지막 설치 작업이 필요합니다."

    이천 참사 이후여서인지 적발 사항은 2가지뿐이었습니다.

    다른 곳은 어떨까.

    현장 노동자들은 위험이 사방에 도사리고 있다고 말합니다.

    [박중석/건설노동자]
    "(안전관리가) 되는 척하다가 공기(공사기한)가 쫓긴다고 하면 그때부터 아사리판이 되는 거예요."

    MBC가 확보한 서울 시내 공사 현장 제보 영상입니다.

    몇 달 전 촬영된 영상이지만 작업자들은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말합니다.

    절단 작업이 이뤄지는 데 가림막도 없습니다.

    불티가 튀지만, 가까이에 불이 붙을 수 있는 폐자재들이 널려 있습니다.

    천장에선 소방시설 없이 용접작업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위에서 용접 작업하고 있는 거예요?) 예, 예. (소화기나 그런거 갖추고 하시는 거예요?) 여기요?"

    높은 구조물에서 작업을 하고 있지만 추락을 막은 장치는 테이프 두 줄이 전부입니다.

    "이거 해놓으라 하니까 3일째 이렇게 해놓고‥"

    불이 날 경우 탈출구로 사용되는 계단에는 유도등이 없어 앞이 아예 보이지 않을 정도로 캄캄합니다.

    하지만 노동자들이 문제제기 하기는 힘듭니다.

    [박중석/건설노동자]
    "대부분 현장에서 시스템 (문제를) 얘기하면 자르고 해고시키니까 그런 말을 더더욱 못해요. 자기가 괜히 찍혀서 현장에서 쫓겨날까봐서‥"

    위험한 줄 알아도 업체의 독촉에 어쩔 수가 없다고 토로합니다.

    [박중석/건설노동자]
    "(유증기가 있는 곳에선) 커팅(절단)이나 불꽃 튀는 작업 자체를 우리가 안 해요. 우리가 아는데, 왜 우리가 죽으려고‥ 그걸 아는데 (업체는) 또 강요를 해요, 공기 쫓긴다고."

    공사 업체들이 비용을 아끼려 무리한 작업을 강요한다는 겁니다.

    [안수정 한국안전관리사협회장]
    "법정 의무교육은 굉장히 시간이 많이 걸려요. 그거 다 하면 난리들 날 거예요. 하청이나 원청이나 시공사나 다 마찬가지로 빨리빨리 해버리는 게 무조건 수익이 남아도는 거예요."

    안전보다 비용 절감을 우선시하는 관행이 바뀌지 않고선 참사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게 현장 노동자들의 목소리입니다.

    MBC뉴스 임상재입니다.

    (영상취재: 김경배 이지호 / 영상편집: 정지영 / 영상제공: 전국건설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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