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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년간의 '싱글벙글'…강석·김혜영 "이젠 안녕"

33년간의 '싱글벙글'…강석·김혜영 "이젠 안녕"
입력 2020-05-10 20:31 | 수정 2020-05-10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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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언론이 제 말을 못하던 1980년대부터 사람들 속을 시원하게 뚫어주던 시사풍자 라디오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바로 '강석, 김혜영의 싱글벙글쇼'인데요.

    33년간 한결같이 자리를 지키며 청취자들과 울고 웃었던 두 진행자가 오늘 방송을 끝으로 긴 여정을 마무리했습니다.

    그 마지막 모습을 전동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강석·김혜영/'싱글벙글쇼' 오늘 방송]
    "싱글벙글쇼! 안녕하세요, 강가의 돌멩이 강석입니다. 안녕하세요, 이끼 김혜영입니다."

    싱글벙글쇼 진행 마지막 날, 평소와 다름없이 방송을 시작한 진행자들은 끝내 눈물을 보이고 말았습니다.

    1987년 공동 진행을 시작한 강석, 김혜영씨는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며 33년을 함께 해왔습니다.

    이삼십대 청년이던 두 사람이 환갑 안팎이 되는 사이, 시그널 음악을 함께 들은 것만 1만 3천여 번.

    넉살좋은 입담에 순발력까지 녹여, 그동안 선보인 콩트만 해도 똘이엄마 돌도사 최근엔 뉴스와 정면도전까지, 셀 수 없을 정도입니다.

    "…"

    두 사람은 33년간, 남들 다 가는 여름휴가 한번 변변히 다녀오지 못했습니다.

    싱글벙글쇼의 최대 매력이던 시사풍자 콩트를 할 때, 이른바 '선'을 잘 타야 했기 때문입니다.

    [강석]
    "(휴가로) 일주일이나 열흘 어디론가 떠나봐요. 방송에서 딴 얘기만 하고 있고…"

    [김혜영]
    "시사 프로이긴 하지만 정곡을 찌르는 것이 아니라 유머있게 즐겁게…"

    오늘 고별 방송에선, 과거 검열을 피하던 나름의 비법도 소개했습니다.

    바로 쪽대본과 악필이었습니다.

    [강석·김혜영]
    "2페이지 왔는데 3페이지가 안 오는 거야."
    ("글씨가 또박또박 써 있으면 좋은데 악필이야.")

    [박경덕/당시 싱글벙글쇼 작가]
    "5공 후반에 (원고) 검사를 했어요. 그런데 싱글벙글쇼는 통과였어요. 봐도 모르니까."

    택시 안에서, 사무실에서, 부엌에서 33년간 싱글벙글쇼를 들으며 울고 웃었던 애청자들도 오늘은 스튜디오 앞으로 모였습니다.

    강석, 김혜영 씨는 "33년이란 긴 세월이 짧게 느껴질 만큼 행복했다"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습니다.

    "강석·김혜영의 싱글벙글쇼는 퇴근하겠습니다. 이제 정말 안녕이네요. 30년 넘게 좋은 친구여서 고맙습니다."

    MBC뉴스 전동혁입니다.

    (영상취재: 김경배, 김재현 / 영상편집: 송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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