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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방 노리고…"컵·마스크 돌려쓰고 코로나 걸리자"

석방 노리고…"컵·마스크 돌려쓰고 코로나 걸리자"
입력 2020-05-12 20:31 | 수정 2020-05-12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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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미국의 한 교도소에서 죄수들이 코로나19에 걸리기 위해서 컵과 마스크를 서로 돌려쓰다가 적발이 됐습니다.

    조기 석방을 노리고 이런 일을 벌였다고 하는데, 바라던 대로 감염은 됐지만, 석방은 커녕 수감 기간이 늘어날 처지에 놓였습니다.

    보도에 임소정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한 교도소.

    교도소 내 공용 휴식 공간에 재소자들이 모여있습니다.

    그 중 한 명이 벽으로 다가가 컵에 뜨거운 물을 받아 마시고, 마시던 컵을 다른 재소자에게 건넵니다.

    발열 체크를 앞두고는 체온을 올리겠다며 뜨거운 물을 마시는 겁니다.

    또 다른 재소자는 마스크에 일부러 기침을 하더니, 바로 옆 사람에게 건넵니다.

    이 마스크를 받은 재소자는 마스크를 코에 비비고, 또 다시 옆 사람에게 전달합니다.

    그리고 며칠 뒤 이 교도소 죄수 서른 명이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습니다.

    감염경로를 알 수 없어 당황하던 교정당국은 조사에 착수했고 문제의 장면을 적발했습니다.

    [알렉스 빌라누에바/ LA카운티 교정당국]
    "이 CCTV 영상은 고의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되려는 수감자들의 시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물컵을 함께 쓰고, 오염된 마스크를 돌려쓴 게 원인인지 확실친 않지만, 감염자 30명 중 21명은 돌려쓰기에 가담한 것이 확인됐습니다.

    조사 과정에서 한 재소자는 "코로나19에 걸리면 조기 석방된 뒤 가택 연금에 처해질 수 있을 것"이라 믿어 이 같은 행동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경찰은 고의로 감염 행위를 한 죄수들을 추가로 기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조기석방은 커녕, 옥살이가 더 길어질 처지에 놓인 겁니다.

    [알렉스 빌라누에바/LA카운티 교정당국]
    "코로나19에 걸리면 교정당국이 교도소에서 풀어줄 거라고 믿었겠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코로나19에 걸려 석방되겠다는 이들의 노림수가 아주 허무맹랑한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실제 미국은 교도소 내에서의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남은 형량이 한 달 미만이거나 혐의 내용이 가벼운 죄수 1만 6천여 명을 조기 석방했습니다.

    이 교도소 역시 수감자 6천 명이 감소했고, 이번에 확진된 수감자들은 이로 인해 생긴 여유 공간에 격리조치 됐습니다.

    MBC뉴스 임소정입니다.

    (영상편집: 노선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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