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아파트 입주민에게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고 최희석 경비원의 '음성 유서'가 확인 됐습니다.
가해자로 지목된 주민이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상황에서, MBC는 유가족들의 동의를 얻어서 최씨가 남긴 마지막 목소리를 공개 하기로 했습니다.
김건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고 최희석 씨의 휴대전화엔 모두 3개, 10분이 넘는 음성 파일이 남겨져 있었습니다.
아파트 주민 심모씨로부터 세번째 폭행을 당한 다음날인 5월 4일,
최 씨는 울먹거리며 당시 상황을 털어놨습니다.
[故 최희석 씨]
"'하나가 죽어야 끝나니까 이 XX야, 경비복 벗고 사복으로 갈아입고 나와라'고 그랬습니다. '사직서 안 냈으니까 100대 맞으라'고…"
가해자의 폭력에 극심한 공포를 느꼈다고 호소합니다.
[故 최희석 씨]
"맞으면서 약으로 버텼습니다. 진짜 밥을 굶고, 정신적인 스트레스 얼마나 불안한지 알아요? 고문 즐기는 얼굴입니다. 겁나는 얼굴이에요."
경찰은 최씨의 휴대전화에서 부러진 코뼈 등 폭행의 증거가 담긴 사진 40여장과 관련 CCTV 영상 등을 확보했습니다.
주민 심 씨는 11시간이 넘게 조사를 받았는데 혐의를 모두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쌍방폭행이라는 생각은 변함이 없으신가요.) … (유가족에게 하실 말씀 없으십니까.) …"
경찰이 심 씨에 대해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검토 중인 가운데, 유가족과 시민단체는 최 씨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 라며, 산업재해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故 최희석 씨]
"사모님 정말 그 은혜 갚겠습니다. 꼭 밝혀주세요 이 죄를. 힘없는 경비 때리는 사람들 꼭 강력히 처벌해 주세요."
MBC뉴스 김건휘입니다.
(영상취재: 이상용, 독고명 영상편집: 이지영
뉴스데스크
김건휘
"억울한 일 없도록"…숨진 경비원이 남긴 '음성 유서'
"억울한 일 없도록"…숨진 경비원이 남긴 '음성 유서'
입력
2020-05-18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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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0-05-18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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