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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줄 서 신청했는데"…석 달째 안 나오는 대출금

"밤새 줄 서 신청했는데"…석 달째 안 나오는 대출금
입력 2020-05-19 20:18 | 수정 2020-05-19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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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긴급 대출을 신청 하려고 소상공인들이 긴 줄을 섰습니다.

    벗꽃이 나오는 걸 보면 아시겠지만 꼭 두 달 전의 장면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고생해서 신청한 대출금을 아직도 받지 못한 신청자들이 많습니다.

    대체 무엇이 문제이고 받을 수는 있는 건지 김민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아파트를 다니며 이동식 반찬 가게를 운영하는 한 모 씨는 온종일 손에서 전화기를 놓지 못합니다.

    반찬 정리 중에도, 손님 기다리면서도, 대출 소식만 기다린 지 벌써 만 두 달.

    코로나19로 장삿길이 다 막힌 한씨는 지난 3월 정부 대출 3천만 원 신청에 성공해 안도했지만, 대출은 여지껏 감감무소식입니다.

    [한 모 씨/소상공인 대출 신청]
    "일주일에 3-4번 씩 계속 (은행에 전화)하죠. (대출) 그거 기대하고 정말 집에서 움직이지도 못하고 있었어요."

    큰아들이 군대에서 모은 돈 200만 원 등으로 근근이 생활을 이어왔지만, 버티는 것도 이번달까집니다.

    대출이 이렇게 안 나올 줄 알았더라면 다른 방법이라도 찾았을 텐데..상황이 더 나빠졌다는 게 한씨의 말입니다.

    [한 모 씨/소상공인 대출 신청]
    "사채까지 써야 하지 않나 생각이 들죠. 이 코로나 대출 문제로 더 나락으로 떨어졌다고 봐야 해요."

    태권도 학원을 두 달 넘게 닫았던 김 모 씨도, 대출 신청 60일 만인 지난주에야 돈이 나온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원래 신청한 5천만 원이 아닌 3천만 원만 빌려준다는 소리였습니다.

    [김 모 씨/소상공인 대출 신청]
    "정말 가슴이 무너지는 그런 마음으로 "더 이상 저는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하고 제가 이제 전화를 서로 끊었어요. 그러고 나니까 너무도 억울해서.."

    이처럼 신청 두세 달이 되도록 대출금이 안 나와 애태우는 소상공인은 한둘이 아닙니다.

    [A씨/소상공인 대출 신청]
    "솔직히 은행에서도 한 달 뒤면 나온다고 그랬고, 약정 쓸 때에도 일주일이면 연락이 갈 거라 했는데 안 왔고, '(대출을) 실제로 받는 사람이 있는가?'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하고, 좀 우롱당한 느낌도 들고.."

    이런 일이 벌어진 건, 소상공인진흥공단이 대출 신청을 너무 많이 받았기 때문.

    밀려드는 대출 신청을 받고 보니, 신청 총액이 예산인 3조 1천억원을 훨씬 초과해버린 겁니다.

    대출 집행도, 안내도, 기약없이 늦어진 가운데, 정부가 뒤늦게 2조원을 더 투입하기로 했지만 이걸로도 부족한 실정입니다.

    [소상공인진흥공단 관계자]
    "한도를 낮출 수 밖에 없었어요. 지원을 해 드릴 수 있는 건 최대 3천만 원까지이고요. 그 이상으로는 지금 많이 어려우실 것 같아요."

    정부는 대출금을 받지 못한 소상공인들에게 빨라도 이달 말, 아니면 다음 달은 돼야 지급이 가능하다는 입장.

    코로나로 벼랑끝에 몰린 소상공인들은 뒤늦게 비싼 대출로 갈아타거나 사채를 쓰는 등 이중의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민찬입니다.

    (영상취재: 이향진 김두영 강재훈 / 영상편집: 오유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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