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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채용 공고 3개월 전 이력서부터"…구청장 몰랐나?

[단독] "채용 공고 3개월 전 이력서부터"…구청장 몰랐나?
입력 2020-05-21 19:58 | 수정 2020-05-21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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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서울 서대문구가 7급 공무원을 선발 하는 과정에서, 특정인을 위해 점수를 조작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 어제 저희가 전해 드렸죠.

    그런데 계속 취재를 해 보니까, 채용을 할지 말지 정해지기 한 참 전, 그러니까 채용 공고가 나기도 전에, 이미 내정자의 이력서가 채용 담당자에게 전달 됐던 것으로 확인 됐습니다.

    임명찬 기자가 단독 취재 했습니다.

    ◀ 리포트 ▶

    서대문구청 환경과장에게 이메일 한 통이 도착했습니다.

    발신자는 현재 채용비리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서대문구청의 정책보좌관인 서 모 씨.

    아무 내용도 없는 메일에 이력서 한 부만 첨부되어 있었습니다.

    바로 채용비리로 선발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강 모 씨의 이력서였습니다.

    메일을 받은 시점은 7급 공무원 채용 공고가 나기 3개월 전인 2015년 8월 25일이었습니다.

    채용을 할지 말지 결정되지 않은 상태였고 구청 내부에서 채용이 필요한지 의견을 듣는 시기였습니다.

    [서울 서대문구청 전 환경과장]
    "틀림없이 계약직 공무원 채용이 있을 것이다. 이걸 전제로 해서 저한테 이력서를 보낸거라는 생각을…설사 (채용이) 정해졌다고 하더라도 이력서를 보내는 건 부정행위 아니겠습니까."

    환경과장은 별정직을 뽑는 데 부정적인 의견을 전달했지만 채용은 강행됐습니다.

    그리고 결국 환경국장이 점수를 조작했고, 강 씨는 최종 합격했습니다.

    [서울 서대문구청 전 환경과장]
    "저희는 진짜로 이거(채용) 하기 싫었습니다. 임기제 공무원 채용하는 거. 왜냐면 의심하는 마음이 사실 있으니까."

    이렇게 채용 자체를 거부했던 환경과장은 채용이 마무리된 직후 인사조치 됐습니다.

    부서배치 7개월 만이었습니다.

    [서대문구청 전 환경과장]
    "저는 블랙리스트 정도가 아니라 살생부에 올라가 있는 거죠. (구청장이) 이빨을 이렇게 갈듯이 '(환경)과장 제대로 일 한다고 생각해?' (제가) 거부했다고 생각할 수 있죠."

    석연찮은 인사조치와 채용비리, 윗선의 묵인 내지 지시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될 수밖에 없습니다.

    당시 최종면접 점수를 조작한 환경국장 황 모 씨는 4급, 채용 자체를 거부했던 환경과장은 5급, 그리고 압력 행사 의혹을 받는 서 보좌관은 별정직 6급이었습니다.

    결국 6급 공무원이 직급이 높은 4급과 5급 공무원에게 압력을 행사했다는 건데, 문석진 구청장의 지시가 없이는 불가능했다는 겁니다.

    문석진 구청장은 환경과장의 인사발령은 해당 사건과 전혀 무관하다고 말했습니다.

    [문석진/서울 서대문구청장]
    "전혀 그것과 관계 없어요. 제가 구청장 된 뒤로 인사에 한 점 의혹 없게 했습니다."

    또 채용 대상자를 미리 정해놨다는 의혹도 사실이 아니고, 본인과는 무관한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문석진/서울 서대문구청장]
    "임기제고 7급인데 그렇게 뭐 중요하게 제가 무슨 관심을 두고 해야 될 사안이 아니었거든요."

    경찰은 조만간 서 보좌관을 소환해 채용 공고 전 강 씨의 이력서를 환경과장에게 보낸 배경과 이 과정에서 문석진 구청장이 지시하거나 보고 받은게 있는지 등을 확인할 계획입니다.

    MBC뉴스 임명찬입니다.

    (영상취재: 김태효 / 영상편집: 배윤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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