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피말리는 법정 다툼을 벌여야 하는 사람들에겐 재판 일정 하나하나에 인생이 걸린 경우도 많습니다.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법정도 종종 멈춰서곤 하는데요.
그래서 재판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법원이 이른바 '비대면 재판'을 활성화하는 데 적극 나섰습니다.
조명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서울회생법원의 영상 심문실.
외국의 한 투자자문사가 낸 파산 사건 재판이 영상으로 진행됩니다.
컴퓨터 화면에 판사와 재판 당사자 측 대리인 등의 얼굴이 나오고, 소송 자료도 떠 있습니다.
"(파산)관재인님께서 말씀 한 번 해보시겠습니까?"
"네. 화면도 잘 보이고요. 판사님 말씀도 잘 들립니다."
회생법원 측은 올해 영상 심문실 6곳을 새로 만들었습니다.
[김영석/서울회생법원 공보관]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하면서도 국민들의 재판청구권, 재판 절차를 통해서 구제받을 수 있는 권리를 신속하게 보장하기 위한 일환으로 저희가 영상심문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7~8건 정도가 진행되었고요."
코로나 19 사태가 지속되면서 법원이 이른바 '비대면 재판'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간단한 장비와 프로그램만 갖추면 법정이나 판사실에서도 언제든 재판이 가능한 겁니다.
[권순형/서울고법 부장판사]
"법리적으로 좀 불분명해 보이는데요. 이 부분을 좀 더 구체적으로 주장해주시기 바랍니다."
지난해 7건뿐이던 영상 재판은 올 들어 서울과 대구 등을 중심으로 32건이나 진행됐습니다.
민사 재판의 경우, 변론절차를 논의하는 공판준비기일엔 판사 재량으로 영상 재판이 가능하도록 대법원이 최근 민사소송규칙을 개정했습니다.
[김상철/서울고법 공보관]
"코로나19 사태에 일선 재판부의 지원 요청으로 영상 재판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고 이번 민사소송 규칙 개정으로 영상 재판에 관한 근거가 명확해져서 더 적극 활용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반면 사건 당사자들의 표정이나 몸짓, 증인에 대한 태도 등 법정 공간에서의 비언어적 요소도 판결에 고려돼야 한다는 회의적 시각도 있습니다.
치열한 증거 조사와 증인 진술 공방이 잦은 형사 사건에 대해선 아직 영상 재판의 법적 근거가 마련되지 않고 있는 이유입니다.
MBC뉴스 조명아입니다.
(영상취재: 김신영 / 영상편집: 유다혜)
뉴스데스크
조명아
모니터로 만나는 피고와 원고…코로나 시대의 '스마트재판'
모니터로 만나는 피고와 원고…코로나 시대의 '스마트재판'
입력
2020-05-24 20:28
|
수정 2020-05-25 05:41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