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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에서의 폭로…"검찰서 '거짓말 집체교육' 받아"

감옥에서의 폭로…"검찰서 '거짓말 집체교육' 받아"
입력 2020-05-25 20:05 | 수정 2020-05-25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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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지난 2010년 한명숙 전 총리의 불법 정치 자금 사건에서 "돈을 내가 줬다"고 최초 진술했던 핵심 당사자, 고 한만호 대표의 비망록과 관련된 후속 보도, 전해 드리 겠습니다.

    한만호 대표 처럼 "나도 검찰로부터 거짓 진술을 강요 당했다"고 주장하는 또 다른 인물이 등장 했습니다.

    바로 한만호 대표와 구치소에 함께 있었던 한 은상씨 인데요.

    최근 뉴스 타파가 현재도 수감 중인 한은상 씨를 인터뷰 했고, MBC가 이 내용을 제 공받아서 추가로 취재를 했습니다.

    그럼 당시 어떤 일이 있었던 건지, 먼저 장인수 기자의 보도 보시겠습니다.

    ◀ 리포트 ▶

    MBC는 경제사범으로 현재 광주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한은상 씨와 지난 22일 서면 인터뷰를 했습니다.

    한은상 씨는 지난 2010년 서울구치소에서 만난 한만호 대표로부터 여러차례 "검찰이 한명숙 사건을 조작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은상/서면 인터뷰]
    "(한만호 대표가) 언론에서 유포되고 있는 모든 게 허위 피의사실이라고, 한명숙 전 총리님을 서울시장에 낙선시키기 위한 중앙지검 특수부의 공작이라고 지속적으로 하소연 했었습니다."

    그런데 2010년 12월 20일, 한만호 대표가 법정에서 검찰에 불리한 진술을 하자 자신을 회유했다고 합니다.

    '한만호 대표가 한명숙 전 총리에게 9억 원을 줬다고 얘기하는 걸 들었다'고 거짓 증언을 해주면, 다른 사건을 봐주겠다고 했다는 겁니다.

    [한은상/진술서]
    "(검찰 수사관이) 진술에 협조 후 한명숙 전 총리 사건에 증인으로 나가고서 잘 증언하고 나면 제 추가 사건을 유야무야 끝내주겠다는 등 각종 제의를 했습니다."

    한은상 씨가 한동안 버티자 검찰은 가족들을 압박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당시 열아홉살밖에 안된 자신의 아들과 조카까지 소환했다는 주장.

    [한은상 씨 아들/화상인터뷰]
    "(2011년 2월) 그 정도 쯤에 제가 검사실에 간 적이 있습니다. 근데 묻거나 조사한 건 따로 없고 불러서 대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한은상/서면 인터뷰]
    "황당하고 어이가 없었고. 울분을 불러 일으켰었지만 이 악물고서 제가 갑이 될 때까지 참기로 다짐한 기억이 납니다."

    검찰에 협조하기로 마음을 먹은 한은상 씨는 같은 구치소에 있던 사기범 김모 씨와 마약사범 최모 씨와 검찰에 불려나갔습니다.

    한 씨가 기억하는 이른바 검찰의 '단체 교육'.

    한명숙 사건은 조작됐다는 한만호 대표의 법정 진술이 위증이란 걸 입증하는 내용이었다고 합니다.

    장소는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영상녹화실, 검찰이 PC로 진술서를 만들면, 세 명이 이를 보고 베껴써서 진술서를 만들고, 같이 말을 맞추는 연습을 하는 방식이었다 한은상 씨는 밝혔습니다.

    [한은상/서면 인터뷰]
    "집체 교육형식의 조사를 받았습니다. 전혀 모르는 생소한 내용이다 보니 제가 제대로 의도대로 답변과 진술을 못하자 수사관이 윽박지르고서 큰소리를 여러 차례 친 기억이 나고…"

    심지어 당시 특수부 부장검사들이 이들이 연습하는 모습을 유리창문으로 지켜봤다는 주장까지.

    이후 김 씨와 최 씨는 실제로 검찰 측 증인으로 각각 2011년 2월과 3월 법정에 나가 한만호 대표가 진술을 번복한 건 허위라는 취지의 증언을 합니다.

    그런데 한은상 씨는 검찰 측 증인으로 채택되지 않았습니다.

    한 씨는 자신이 양심선언을 하겠다고 검찰에 밝혔기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한은상/뉴스타파와의 인터뷰]
    "나 이번에 법원 나가면 양심선언 내가 할 거다. 양심선언 할 거고 저 검사 OO가 다 조작했고 저놈이 조작해서 이렇게 다 만들어낸 사건이다."

    이에 대해 당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부장검사였던 김기동 변호사는 한은상의 주장은 명백한 허위라고 주장했습니다.

    "당시에도 황당한 이야기를 많이 하여 도저히 신뢰할 수 없는 사람이라 조서도 받지 않고 증인 신청도 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후임이었던 이동열 변호사도 "한은상은 검찰에서 아무런 회유나 협박을 받은 바 없다. 영상 녹화도 하지 않았으며, 부장검사 등이 이를 참관한 사실이 없다"고 답변했습니다.

    반면 현재 수감 중인 한은상 씨는 지금이라도 자신이 과거에 겪었던 일을 당당하게 밝히겠다면서 자신의 실명 공개와 함께 모든 조사에 응하겠다는 뜻을 MBC에 밝혔습니다.

    MBC뉴스 장인수입니다.

    (영상취재: 윤병순 / 영상편집: 문명배 / 자료제공: 뉴스타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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