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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와 자동차 사이…"비록 닿을 수는 없지만"

휠체어와 자동차 사이…"비록 닿을 수는 없지만"
입력 2020-05-26 20:32 | 수정 2020-05-26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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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코로나19가 유럽으로 확산된 뒤 가장 많은 희생자가 나온 곳은 고령의 환자들이 모여있는 요양원이었습니다.

    감염 우려 때문에 면회가 금지되면서 환자와 가족들은 생이별을 해야 했죠.

    이런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서 요양원에도 '차량 탑승 면회' 방식이 도입됐습니다.

    임소정 기자입니다.

    ◀ 리포트 ▶

    휠체어를 탄 환자들이 잔디밭에 일렬로 앉아 있습니다.

    잠시 뒤 차량이 한 대씩 들어와 휠체어 앞에 멈춰섭니다.

    영국의 남동부의 한 요양원이 마련한 '드라이브 스루' 면회 시간.

    봉쇄령 때문에 두 달 넘게 생이별을 해온 환자와 가족들을 위해 고안해 낸 방법입니다.

    방문객들은 머리에서 턱까지 내려오는 얼굴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차안에만 머물러야 합니다.

    휠체어와 자동차 사이의 거리는 단 한 걸음.

    서로 손을 내밀면 바로 닿을 거리인데 손 한번 잡아볼 수 없어 더 안타깝습니다.

    프랑스 북부의 한 요양원.

    마당 한 켠에 거대한 비누 방울 모양의 비닐 텐트가 세워졌습니다.

    한 노부부가 비닐 벽을 사이에 두고 손을 맞댑니다.

    오랜만에 주인을 본 강아지도 반가워 달려들었지만, 비닐에 가로막혀 손길은 느낄 수 없었습니다.

    이 비닐 텐트의 이름은 'happiness bubble (행복의 비누 방울), 지난 달 중순부터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창밖 면회만을 허용하자, 이를 안타깝게 여긴 요양원 측이 비닐 텐트를 세운 겁니다.

    [오드리 버나드/요양원 관계자]
    "알츠하이머 환자들에게는 만지는게 특히 중요해요. 말을 하지 못하는 환자들에게는 만진다는 것 자체가 유일한 대화거든요."

    컨테이너로 만든 임시 면회소에서 유리벽 사이로 손바닥을 마주한 노부부.

    창문으로 노부모의 얼굴이라도 보기 위해 사다리차에 오르는 자녀.

    코로나19로 인한 애절한 상봉이 유럽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봉쇄령이 완화되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사망자 절반이 요양원에서 나오고 있어 이들이 손을 맞잡으며 만날 날이 언제 올지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MBC뉴스 임소정입니다.

    (영상편집: 이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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