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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업도 돈 있어야…" 가게 문 열어놓고 한숨만

"폐업도 돈 있어야…" 가게 문 열어놓고 한숨만
입력 2020-05-28 20:18 | 수정 2020-05-28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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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요즘 자영업자들, 매출이 90%까지 줄었다는 분도 있습니다.

    그럼.. 아예 폐업을 할까 고민도 해보지만 오히려 빚만 더 늘 수 있다는 생각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속 어느 자영업자들의 말 못할 속사정을 이준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돌잔치를 전문으로 했던 수도권의 한 음식점.

    8년간 아이들의 생일상이 차려지던 연회장이 2시간 만에 텅 빈 공간으로 변했습니다.

    코로나 19로 돌잔치 손님이 완전히 끊기면서 결국, 폐업을 선택한 겁니다.

    [전제운/폐업대행업체 대표]
    "새로 차렸던 분들이 한 5~6개월 하다가 문 닫으신 분도 있고.."

    하지만 이 폐업을 모든 자영업자가 선택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폐업을 하는데도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점심 시간, 서울 남대문의 한 식당.

    180석 가운데 50석만 찼는데, 그나마 이게 오늘 손님의 전부입니다.

    코로나 사태 이후 매달 1천만 원이 넘는 적자에 폐업을 고민했지만, 이것저것 알아본 뒤 포기했습니다.

    인수하겠다는 사람이 없어 권리금은 꿈도 못 꾸고,

    남아있는 월세에 원상복구 비용까지 내려면 폐업하려고 빚을 더 내야 했기 때문입니다.

    [정주영/음식점 운영]
    "(계약기간이) 한 7개월 정도 남았어요. 직원들 퇴직금, 그다음에 원상복구 그다음에 물품대금.."

    시장의 다른 상인들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김영숙/남대문시장 상인]
    "물건도 많이 남아있고 또 내가 관두면 생활이 안 되잖아 노후대책을 안 해놔서.."

    손님이 없어 문을 열어놓으면 오히려 손해이다 보니, 영업시간을 줄이며 버티기에 들어간 곳들도 많습니다.

    서울 명동의 이 식당은 영업시간을 15시간에서 6시간으로 대폭 줄이고, 직원도 8명에서 1명으로 줄였습니다.

    [음식점 사장]
    "매출은 90% 정도 줄었다고 생각됩니다. 월세는 그대로고요. 제 밥벌이니까 이게 쉽게 그만둘 수가 없죠."

    이 음악주점은 밤에 손님이 없어, 고민 끝에 본업은 접고 낮에 커피만 팝니다.

    [이청자/카페 사장]
    "요즘 매출 2만~3만 원, 2만~3만 원이에요. 2만~3만 원이라도 매일 꾸준하면 낫겠어요. 그런데 그것도 없는 날이 있어요."

    이렇다 보니 오히려 폐업이 작년보다 줄어드는 현상까지 나타났습니다.

    올해 2월부터 5월까지 서울 시내 음식점과 주점의 폐업 건수는 3천8백22건, 작년보다 12% 감소했습니다.

    [한창훈/소상공인진흥공단 서울중부센터장]
    "누가 이 상황에서 지금 창업을 바로 할 수 있겠습니까.. 임차인은 구하기 어렵고 월세는 계속 나가야 되니 부득불 장사를 계속해야 되는 이런 상황에 봉착하게 되는 겁니다.

    그나마 재난지원금 지급으로 자영업자들이 잠시 숨을 돌리고 있지만, 반짝 효과가 끝나는 7월부터는 상황이 더 나빠질 수밖에 없어 자영업자들의 한숨은 깊어만 가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준희입니다.

    (영상취재: 황성희 전승현 / 영상편집: 배윤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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