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이렇게 시위가 점점 더 격렬해지면서 경찰들의 무력 진압도 강경해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인종 차별에 대한 항의를 뜻하는 '무릎 꿇기'를 하면서, 시위에 동참하는 경찰들의 움직임도 번지고 있습니다.
이들이 왜 '무릎꿇기'에 나선 건지, 한수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미국 뉴욕 퀸즈의 한 도로.
정복 차림의 경찰관 세 명이 무릎을 꿇고 시위대 앞에 앉았습니다.
시민들은 시위대 한복판으로 경찰들을 이끌었고, 포옹과 악수를 나눴습니다.
"나와 같은 직업을 가진 누군가가 다른 사람에게 그런 행동을 했다는 걸 용납할 수가 없습니다."
무릎 꿇기는 미식축구선수 콜린 캐퍼닉이 미국 국가가 연주될 때 인종차별에 항의하며 취했던 자세.
지금 경찰들에게 무릎 꿇기는 공권력에 희생된 흑인들에 대한 사죄, 방관한 경찰들에 대한 분노, 그리고 항의 시위에 대한 공감의 표시가 됐습니다.
"옆에서 지켜보며 방치한 경찰들도 유죄입니다. 당신들은 연행하는 시민들도 보호할 의무가 있습니다."
워싱턴의 한 도시에서는 경찰들이 바리케이드 대신, 무릎을 꿇은 채 시위대를 막아섰고, 지난 2014년 18살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이 경찰의 총격으로 사망한 미주리주 퍼거슨시, 그리고 뉴저지에선 경찰서장이 직접 시위 행렬에 참여했습니다.
지난 2013년부터 2019년까지 경찰에 의해 희생된 사망자 중 흑인 비율은 백인의 약 3배.
미니애폴리스 경찰서장도 플로이드의 가족에게 다시 한 번 사과하며, 현장에 있던 경찰 4명 모두 처벌받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메다리아 아라돈노/미니애폴리스 경찰서장]
"플로이드 씨는 우리 경찰에 의해 살해당한 것입니다. 개입하지 않고 방관한 경찰관들 역시 살인에 연루된 것입니다."
플로이드를 체포하며 9분 가까이 목을 눌러 숨지게 한 경찰관은 3급 살인죄가 적용됐고, 함께 있던 다른 경찰관들은 기소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지난 2005년 이후 공무집행 중 살인으로 기소된 경찰관 100여명 대부분은 기각되거나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경찰들의 연대 움직임은 이번 사태가 경찰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번질지 모른다는 우려도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한수연입니다.
(영상편집: 김가람)
뉴스데스크
한수연
무릎 꿇은 경찰…시위대와 함께 '행진'
무릎 꿇은 경찰…시위대와 함께 '행진'
입력
2020-06-01 20:00
|
수정 2020-06-01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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