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물류센터 조리사 돌연사…경찰 "소독제 분석"

◀ 앵커 ▶

충남 천안에 있는 쿠팡 물류 센터의 직원 식당에서 30대 조리사가 청소를 하다가 갑자기 쓰러져 숨지는 일이 있었습니다.

코로나 19 이후 소독을 강화한다며 락스와 일반 세제를 섞어서 사용했다고 하는데, 이럴 경우
치명적인 유독 가스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경찰이 어떤 경위로, 누가 혼합 소독을 지시한 건지 수사에 나섰습니다.

김태욱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사고는 천안에 있는 쿠팡 목천 물류센터의 직원식당에서 일어났습니다.

조리사인 38살 박모씨는 점심 배식을 마친 그제 오후 바닥을 청소하다가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습니다.

청소용 락스와 산성세제를 물에 희석해 소독제로 쓰고 있었는데,

청소를 할 때부터 가슴통증을 호소한 박씨는 심정지상태에서 후송돼 끝내 숨졌습니다.

[박소영/천안동남소방서 병천119안전센터]
"가슴 답답함을 호소하셨고, 1시간 있다가 쓰러지는 것을 바로 목격하셔서 신고하셨다고…"

동료의 사고에 매우 놀란 60대 조리사가 잠시 병원에 들러 안정을 취한 것을 제외하면, 같이 청소를 하던 다른 직원 4명은 모두 무사합니다.

[경찰 관계자]
"양동이에 물을 가득 채운 다음에 락스 한 컵과 세제를 넣어서 그렇게 (바닥 청소를) 한대요."

사망 원인은 아직까지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유족들은 코로나19가 확산된 지난 2월부터 매일 실시된 방역 소독을 의심하고 있습니다.

평소 건강하던 고인이 최근들어 두통과 기침 증상으로 힘들어 했다고 말합니다.

[최동범/유족]
"집에 오면 두통과 기침을 많이 했어요. 조리사로 들어와서 조리를 하는 게 아니라 약품의 세기가 점점 심해진다는 거예요."

실제로 락스의 주성분인 차아염소산나트륨은 산성세제에 포한된 계면활성제와 섞이면 인체에 유해한 염소가스가 발생합니다.

장기간 노출될 경우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홍성엽/대전성모병원 응급의학과장]
"(락스와 세제를) 섞어서 사용하게 되면 염소가스가 용출이 되면서 기도로 흡입되면 폐포에 손상을 유발하고 심하면 기도폐색과 사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코로나19 방역대책본부도 락스와 다른 소독제의 혼합 사용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쿠팡 측은 소속 직원이 아니라 언급할 내용이 없다고 밝혔고, 용역업체 측은 이틀째 취재진의 연락을 받지 않고 있습니다.

경찰은 시신부검에 이어 현장에서 수거한 소독제를 국과수에 맡겨 성분 분석을 벌이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태욱입니다.

(영상취재 : 여상훈·장우창(대전) / 화면제공 : 천안동남소방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