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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이 나라 민주 회복 위해"…'운동가 이희호' 미공개 육성

[단독] "이 나라 민주 회복 위해"…'운동가 이희호' 미공개 육성
입력 2020-06-09 19:54 | 수정 2020-06-09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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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내이자 평생의 동지였던 이희호 여사가 타계한지 내일이면 꼭 1년입니다.

    MBC가 1970,80년 대 이 여사의 해외 활동을 담은 미공개 육성과 연설문을 입수했습니다.

    DJ의 부인에 앞서 여성 민주화 운동가였다는 걸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신수아 기자의 단독 보돕니다.

    ◀ 리포트 ▶

    1976년 3월, 당시 재야 인사였던 김대중 전 대통령은 박정희 독재를 비판한 이른바 '3.1민주구국선언 사건'으로 구속됐습니다.

    긴급조치 9호 위반이었습니다.

    "그 중 사건의 주동자이며 죄질이 나쁜 김대중, 문익환, 함세웅…"

    1년 뒤인 1977년 3월, 미국 내 한인 단체가 만든 라디오 프로그램 '희망의 소리'가 한국에 있는 이희호 여사를 전화로 연결했습니다.

    [희망의 소리]
    (3·1민주구국선언 1주년 특집 프로를 마련했는데요. 먼저 김대중 선생님의 건강상태가 어떤지요?)
    "관절염과 좌골신경통 때문에 통증이 심해서…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요."

    김 전 대통령의 수감 생활과 함께 국내의 엄혹한 상황도 전합니다.

    [이희호 여사]
    "우리는 오히려 더 감시가 더 강해지고요. 더군다나 이 3·1절을 앞두고 아주 말할 수 없이 더 강하게 단속을 하고 있어요."

    자택은 도청 당하고, 동교동 집에 드나들었다는 이유로 중앙정보부에 끌려가 고문 받던 시절이었습니다.

    해외에서의 통화라 연결이 고르지 않아도,

    [희망의소리 사회자]
    "해외 동포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여보세요?"

    독재에 굴하지 않겠다는 굳은 의지를 전합니다.

    [이희호 여사]
    "해외에서 조국의 자유와 인권을 위해서 수고하시는 여러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이 곳에서 실망하지 않고 꾸준히… 이 나라의 민주 회복과 인권 회복을 위해서 우리의 최선을 다해서 노력을 할테니깐요…"

    전두환 정권 시절 미국에서 망명 생활을 하던 당시, 이 여사의 연설문도 처음 공개됐습니다.

    1983년 10월, 미국 뉴욕의 한 교회에서 영어로 한 연설문입니다.

    모두 5장인데, 맨 첫 장엔 부인을 뜻하는 'Mrs'란 호칭 없이, '이희호' 이름 세 글자가 적혀 있습니다.

    연설문엔 조국의 민주화를 위해 한길로 나아가자는 절절한 호소와 포기할 수 없는 희망의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나는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든 고통이 헛되지 않다는 걸 진심으로 믿습니다.

    정의는 물처럼 흐르고 올바름은 강물처럼 흐릅니다.

    우리는 지금의 투쟁을 포기할 수 없습니다.

    민주주의와 정의가 아직 실현되지 않아 여전히 고통받는 한국의 시민들을 위해 함께 투쟁해주십시오.

    [장신기/연세대 김대중도서관 박사]
    "'김대중의 부인'이라는 그런 관계를 떠나서 독자적인 여성 민주화 운동가로서의 측면을 보여주는 아주 중요한 자료라고 판단이 되고요…"

    이희호 여사의 미공개 음성과 연설문은 이 여사 타계 1주기를 앞두고 연세대 김대중 도서관이 자료를 새로 발굴, 정리하는 과정에서 빛을 보게 됐습니다.

    MBC뉴스 신수아입니다.

    (영상취재: 김재현, 김백승 / 영상편집: 양홍석 / 자료제공: 연세대 김대중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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