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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있어도 더운데…'레벨D 방호복' 입어보니

가만히 있어도 더운데…'레벨D 방호복' 입어보니
입력 2020-06-10 20:07 | 수정 2020-06-10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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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코로나19 선별 진료소에서 일하는 의료진들, '레벨D 방호복' 을 입습니다.

    먼저 이렇게 전신을 가리는 보호복을 입고, 고글과 마스크, 그리고 페이스 쉴드를 착용 합니다.

    여기에 이중 장갑과 덧신까지.

    통풍이 젼혀 되지 않다보니까 가만히 서있기만 해도 방호복 안은 그야말로 찜통이 됩니다.

    30도가 넘는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의료진들은 매일매일 탈진의 우려속에서 업무를 하고 있는데요.

    임상재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임시 선별진료소가 차려진 인천의 한 중학교 운동장.

    여성 1명이 들것에 실려 구급차로 옮겨집니다.

    땡볕 아래서 검체 검사를 하던 보건소 직원 3명이 4시간만에 어지럼증 등을 호소하며 쓰러진 겁니다.

    열사병에 걸릴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습니다.

    한낮 기온이 30도를 넘는 요즘, 방역의 최전선에 있는 의료진들은 어떻게 일을 하고 있을까.

    방역당국의 협조를 구해 인천의 한 선별진료소로 가봤습니다.

    검사를 기다리는 행렬이 길게 늘어섰고 의료진들이 한명씩 상담을 하고 있습니다.

    [의료진]
    "선생님 증상이 있으신 거죠? 열이 있으시고…"

    의료진들은 모두 레벨D라고 불리는 전신 방호복을 입고 있습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몸을 감싸는 방호복, 그리고 장갑과 덧신에 안면 보호대까지 착용합니다.

    [이지은/선별진료소 의료진]
    "숨 쉬는 것도 힘들고… 안에 땀이 배출이 안되니까 안에서 공기가 뜨겁고…"

    레벨D 방호복을 입고 있는 동안 흐르는 땀을 닦을 수도, 물을 마실 수도, 화장실에 갈 수도 없습니다.

    [의료진]
    "어휴, 옷이 다 젖었어… 다 젖었어, 이거 봐."

    방호복을 벗자 온몸이 땀으로 범벅이 됐고 머리도 띵 합니다.

    [조인자/선별진료소 의료진]
    "지금 몇 시인가요?"
    (지금 11시.)
    "그럼 한 3시간 정도 (근무)했는데… 지금 속이 너무 안 좋고 넘어올 거 같아요."

    가장 먼저 찾는 건 '마실 물'입니다.

    [권금혜/선별진료소 의료진]
    "죽기 일보 직전인 거 같아요."
    (지금 뭘 제일 먼저 하고 싶으세요?)
    "물! 물 먹는거…"

    지금 온도가 31도인데요.

    제가 직접 레벨D 방호복을 입고 활동을 해보겠습니다.

    방호복을 10분 동안 입고 벗었는데 숨이 상당히 찬 상태고요.

    보시는 것처럼, 온몸이 땀으로 젖었고 체온은 40도까지 올랐습니다.

    이렇게 더운데도 선별진료소에는 선풍기나 일반 에어컨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더위도 더위지만 더 큰 걱정이 있습니다.

    방호복이 습기에 약해 장마철에 취약하기 때문입니다.

    [이남열/선별진료소 의료진]
    "레벨D 재질 자체가 습기에 굉장히 약해지기 때문에 젖으면 그 기능을 상실한다고 합니다."

    하루 평균 검사 대상자는 150여 명.

    스스로도 감염이 될 수 있는 현장에서 이들은 오늘도 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조인자/선별진료소 의료진]
    "빨리 안정화 되기 위해서 하는 거니까 사명감… 이거 빨리 해서 잦아들 수 있도록 하는 그런 마음으로 하는 거죠."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지 어느덧 5개월, 현재 전국 614곳 선별진료소에서 이들이 흘리는 땀방울은 위기 극복의 바탕이 되고 있습니다.

    의인으로, 영웅으로 박수를 보내는 데 그칠 게 아니라 극한 현장에 대한 개선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MBC뉴스 임상재입니다.

    (영상취재: 김경배, 윤병순 / 영상편집: 신재란 / 영상제공: 인천소방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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