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뉴스데스크
기자이미지 한수연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사라진 이유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사라진 이유
입력 2020-06-11 20:11 | 수정 2020-06-11 20:20
재생목록
    ◀ 앵커 ▶

    보시는 것처럼 신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의 동상이 미국 곳곳에서 훼손 되고 있습니다.

    인종 차별 반대 움직임이 거세 지면서, 노예 제도나 인종 차별을 상징하는 것들을 퇴출 시키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건데요.

    아카데미 10관왕을 휩쓸었던 명작이죠.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도 퇴출 대상이 됐습니다.

    한수연 기자가 취재 했습니다.

    ◀ 리포트 ▶

    미네소타 주의회 의사당 앞.

    90년 동안 이곳에 서있던 동상이 쓰러졌습니다.

    시민들은 마치 축제가 열린 듯 동상 주위를 돌며 춤을 춥니다.

    하루 아침에 바닥으로 추락한 주인공은 신대륙을 발견한 크리스토퍼 콜럼버스.

    원주민을 탄압하고 학살했다는 재평가를 받으며 '백인 우월주의'의 상징이 된겁니다.

    [미국 시민]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이해합니다. 일부 역사는 학교에선 안 알려주지만 나이가 들면서 알게 되지요. 동상은 철거해야 합니다."

    버지니아에선 시위대에 불태워져 호수에 던져졌고,

    보스턴에선 머리가 잘려나간 채 발견되는 등 미국 전역에서 콜럼버스 동상의 수난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마티 월시/보스턴 시장]
    "보스턴에서 콜럼버스 동상은 반복적으로 공공 기물 파손의 대상이 되어 왔습니다. 동상의 역사적 의미를 다시 평가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노예제의 상징으로 비판받는 남부연합기도 150년 만에 퇴출 수순을 밟고 있습니다.

    미국 최대 자동차경주대회가 남부 연합기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미 육군도 이 깃발을 퇴출시킬 예정입니다.

    1939년 개봉해 아카데미 10개 부문을 휩쓴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도 퇴출 위기에 놓였습니다.

    미국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HBO가 이 영화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겁니다.

    남북전쟁 당시의 상황을 다룬 이 영화에 지금은 받아들일 수 없는 인종차별적 묘사가 많고, 노예제를 옹호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다넬 헌트/UCLA 사회학과 교수]
    "플랜테이션 노예 제도를 미화하는 영화입니다. 백인 주인공들과 그들의 드라마, 이슈, 필요를 앞세우면서 아프리카계 미국인에 대한 고정관념을 대중화시켰습니다."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이 불러온 인종 차별 반대 시위는 억압과 착취로 일군 미국 역사의 단면을 되돌아보게 하는 또 하나의 전환점이 되고 있습니다.

    MBC뉴스 한수연입니다.

    (영상편집: 김선천)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