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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년 만에 찾은 아빠…기적이 일어났지만

37년 만에 찾은 아빠…기적이 일어났지만
입력 2020-06-12 20:12 | 수정 2020-06-12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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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어린 시절 해외로 입양된 사람들, 특히 혼외자로 태어난 경우엔 아무런 정보가 남지 않아서 부모를 찾기가 훨씬 어렵습니다.

    그런데 법원 판결로 37년 만에 친 아버지를 찾은 여성이 있습니다.

    조명아 기자가 만나고 왔습니다.

    ◀ 리포트 ▶

    두 살 때 떠나야 했던 고국을 다시 찾은 미국 국적의 카라 보스 씨, 기억 속 한국 이름은 강미숙입니다.

    1983년 겨울 충북 괴산의 한 주차장에서 발견됐고, 이듬해 미국의 어느 가정으로 입양됐습니다.

    네덜란드인과 결혼해 가정을 꾸린 강 씨는 딸을 낳아보니, 친어머니 생각이 간절해졌습니다.

    하지만 얼굴은커녕 이름 한 글자 모르는 부모를 찾기란 불가능에 가까웠습니다.

    [강미숙]
    "입양아들은 자신의 과거에 대한 정보를 찾을 수 없어요. 제 기록에도 정보가 없었어요. 제가 발견됐을 때 두 살이고 이름이 '강미숙'이라는 것 뿐이었어요. 더욱이 가족에 대한 정보는 아예 없었어요."

    백방으로 수소문한 끝에 실낱같은 희망을 붙잡았습니다.

    개인의 DNA 정보를 공유하는 사이트에서 미국 유학 중인 조카를 찾았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친아버지의 존재를 확인했지만, 기쁨은 거기까지였습니다.

    혼외자였던 자신을 친아버지가 반길 리 없었던 겁니다.

    [강미숙]
    "제가 원하는 건 엄마가 누군지 아는 것 뿐이에요. 저는 그 가족들에게 바라는 게 없어요. 그런데 그들은 저는 무시하고 사람 취급하지 않았어요."

    강 씨는 결국 자신을 '친생자'로 인정하라는 소송을 친아버지에게 제기했습니다.

    서울가정법원은 강 씨와 생부 사이의 유전자 검사를 한 결과 "강 씨가 생부의 친생자임이 명백하다"며 '인지' 판결을 내렸습니다.

    혼외 관계에서 태어난 입양아들의 경우 '개인정보보호법'에 막혀 친부모의 이름이나 주소를 파악하지 못해 소송도 쉽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양정은/변호사]
    "최소한 아버지의 이름 그리고 아버지의 어떤 이름만 안다고 되는 건 아니고요. 휴대전화라든지 주소라든지, 아버지의 가족이라든지 이런 부분을 알아야지 소송이 가능합니다."

    다음 주 아버지를 만나면, 꿈에 그리던 친어머니와도 얼싸 안을 수 있을 거란 기대에 벌써 부풀었습니다.

    [강미숙]
    "엄마 미안해 하지 말고 그냥 오세요. 미안해하지 말고 오세요, 제발. '강미숙'입니다."

    MBC뉴스 조명아입니다.

    (영상취재: 김신영 / 영상편집: 김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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