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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병원에서 죽어라"…부모 버리고 욕설·폭언까지

[단독] "병원에서 죽어라"…부모 버리고 욕설·폭언까지
입력 2020-06-15 20:06 | 수정 2020-06-15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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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거동이 불편한 80대 어머니를 대학 병원 응급실에 방치 하고 있는 50대 아들이 있습니다.

    퇴원을 권유하는 의료진의 말도 무시하고, 수시로 병원에 찾아 와서 의료진과 어머니에게 폭언까지 퍼붓고 있습니다.

    결국 병원 측이 이 아들을 노인 학대로 신고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양소연 기자가 자세히 전해 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지난 10일 밤 10시쯤, 80대 노인 원 모 씨가 입원해 있는 서울대학교병원 응급실에 경찰이 출동했습니다.

    [원 씨/어머니]
    "굳이 (병원으로) 데리고 왔거든요. 죽으래요, 여기서… 근데 죽어지지도 않잖아요."
    (경찰: 아들이 죽으래요?)
    "네."

    잠시 뒤, 50대 아들 신 모 씨가 나타났습니다.

    경찰과 대화를 하던 신 씨는 갑자기 어머니가 누워 있는 침대를 발로 차더니 폭언을 퍼붓기 시작합니다.

    [신 씨/아들]
    "뭐, XX, 죽으라고 그러는 거예요. 난 할 만큼 했어, 이 양반(어머니)한테!"
    (경찰: 어머니한테 이러는 거예요, 지금?)
    "응 죽으라고."

    경찰이 체포하려 하자 또다시 노모에게 욕설을 쏟아냅니다.

    [신 씨/아들]
    "너, 이 XXX아, 내가 XX 때문에 이런 꼴을 당한다. 너 여기서 죽어!"

    요양병원에 있던 원씨는 지난 달 21일, 호흡곤란 증세로 이 병원 응급실에 왔습니다.

    의료진은 원 씨의 상태를 살펴본 뒤, 이상 소견이 없다고 판단하고 보호자인 아들에게 퇴원을 권했습니다.

    하지만 신 씨는 막무가내로 어머니를 놔둔 채 병원을 떠났습니다.

    그리고 20여 일 동안 확인된 것만 9차례나 병원 응급실에 찾아와 어머니와 의료진에게 입에 담기 힘든 욕설과 폭언을 해댔습니다.

    [신 씨 /아들]
    "이 **놈…"
    (병원 관계자: 여러번 말씀드렸어요. 욕하지 마세요.)
    "** ** 오기만 해봐. *** **** 죽여.***"

    이달 초, 어머니 원 씨가 퇴원하고 싶다는 뜻을 밝히자 병원 측은 요양병원으로 이송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아들 신씨가 강하게 항의하는 바람에 다시 돌아와야 했습니다.

    [원 씨/어머니]
    "괴로워요. 괴로워, 마음이. 여기서 나가야 되는데 안 나가고. 보호자가 허락을 안 한대요. 아들이 난 여기 어딘지도 모르고 갖다가 집어넣어 놓고서 나가지도 못해요."

    정식 입원도 아닌 응급실에 방치된 상황.

    보호자 동의 없이 퇴원이 불가능하다는 의료법 규정 때문에 병원 측도 손을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홍기정/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생명이 위급한 분들 뭐 심정지 중증 외상 이런 위험한 분들의 병상이 사실 점유되어 있는 상태이고, 그런 분들에게는 아주 중요한 골든타임 시간이 소모되는 상태일 수 있습니다."

    또 응급실에서는 일반 병실과 달리 식사가 제공되지 않기 때문에 한 달 가까이, 80대 노모는 제대로 끼니를 챙기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보다못한 의료진이 사비로 빵과 우유 등을 사서 원 씨의 식사를 챙기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들 신 씨는 이 또한 병원의 책임이라고 떠넘겼습니다.

    [신 씨/아들]
    "수액을 주로 주고, 영양분 아마 줄 걸요? 잘은 모르겠지만. 그런 식으로 하는 거예요. 계속 아예 안 먹으면 문제가 된다고. 나한테 전가하려고 잘못을."

    입원을 시켜달라는 요구를 병원이 거부하고 있어 노모를 데려갈 수 없다면서, 환자의 권리도 거론했습니다.

    [신 씨/아들]
    (병원에서 욕설도 하시고 폭언도 하시고.)
    "일부러 그랬어요. 일부러. 왜냐하면 그래야만 사람들이 쳐다보고 관심을 갖게 되고."
    (다른 환자들 진료에 방해가 될 수도)
    "방해는 되겠지만 그 사람들이 환자의 권리와 의무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게 똑똑하게 만드는 중이에요."

    그런데 확인 결과 신 씨의 아버지도 올해 1월부터 경기도 성남의 한 대형병원에 입원 중입니다.

    병원 측은 아버지의 퇴원을 권했지만, 아들 신 씨는 여기에서도 퇴원을 거부하고 병원비조차 납부하지 않고 있습니다.

    자신을 기초생활수급자라고 밝힌 신 씨의 명함에는 요양보호사 등 다양한 이력과 함께 사회복지사 자격도 준비하고 있다고 돼 있습니다.

    서울대병원은 응급실에서 욕설과 협박을 하며 응급의료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아들 신씨를 경찰에 고소하고, '노인 학대'에 대해서도 관련 기관에 신고했습니다.

    MBC 뉴스 양소연입니다.

    (영상취재 : 김재현, 김우람 / 영상편집 : 김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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