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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믿고 일하다 감염" 소송 준비하는 쿠팡 노동자들

"회사 믿고 일하다 감염" 소송 준비하는 쿠팡 노동자들
입력 2020-06-18 20:03 | 수정 2020-06-18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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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지난달 수도권 전체를 긴장시켰던 쿠팡 물류센터발 집단감염, 감염의 확산은 멈췄다지만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던 당시 회사의 초기 조치에 삶이 무너졌다는 노동자의 눈물은 그대롭니다.

    아무것도 모른 채 일을 하다가 일가족이 감염이 되고, 결국 생계 위협에 내몰린 노동자의 이야기를 김아영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 리포트 ▶

    쿠팡 부천 물류센터 첫 확진자는 지난달 23일 오후 1시 15분에 발생했습니다.

    하지만 계약직 근로자 전 모 씨는 이를 전혀 모른 채 다음날 출근했습니다.

    [전 모 씨/쿠팡 계약직 근로자]
    "딱 가니까 분위기가 좀 이상하더라고요. 그래서 오늘 왜 그래요 제가 그랬더니 확진자 나왔대요."

    회사 측은 "안전하다"며 직원들을 들여보냈지만 사실은 3시간 전 시작한 방역 작업을 막 마쳤을 뿐이었습니다.

    어디서 일하는 누가 감염됐는지 알려주지도 않았습니다.

    [전 모 씨/쿠팡 계약직 근로자]
    "(24일에) 확진자 나왔다고 벌써 연락이 왔다던데 그럼 그 때 다른 데처럼 셧다운시키고 근무자들 모두 다 보냈어야죠."

    결국 전 씨는 감염됐고, 남편과 딸까지 일가족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남편이 의식 불명에까지 이르자 자신도 환자인 입장에서 전 씨는 당장 생계 걱정에 눈 앞이 캄캄합니다.

    [전 모 씨/쿠팡 계약직 근로자]
    "저희가 고위험군으로 분류돼 있어서 (취업이)안 된다고 그랬대요. 쿠팡에서 근무한 이력 갖고 있는 사람은 안 된다 그랬고…"

    전 씨의 이같은 사연은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 현재 3천 7백여 명의 동의를 받고 있습니다.

    전 씨 외에도 회사가 시키는 대로 했다가 사회의 차가운 냉대를 받는 쿠팡 노동자는 부지기수.

    그러나 쿠팡 측은 아직도 "보건소와 협의해 방역수칙을 따랐다"며 당시 3시간 폐쇄만으로 충분한 방역이 이뤄졌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방역당국의 입장은 다릅니다.

    건물을 소독한 지 24시간은 지난 뒤에 사람 출입을 허용해야 하고, 어디서 환자가 나왔는지도 당연히 알려야 한다는 겁니다.

    [정기석/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우리가 소독을 아무리 잘해도 소독약이 닿지 않은 곳은 바이러스가 살아 있을 거 아닙니까? 그러면 빨리 죽는 거는 서너시간, 길게는 하루 진짜 말하면 더 오래도 가거든요"

    피해자 모임을 꾸린 노동자들은 집단 산재를 신청하고 나아가 집단 소송까지 준비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아영입니다.

    (영상취재: 양동암 영상편집: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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