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경북 영주의 천년 고찰에 그려진 불교 벽화 여섯 점이 대대적인 보존 작업에 들어 갔습니다.
일제 강점기, 벽에서 강제로 떼어져서 심하게 훼손이 됐기 때문인데요.
김미희 기자가 700년 만의 외출을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전문연구사들이 붓에 물을 묻혀가며 조심스럽게 종이를 덧댑니다.
충격을 줄이기 위해 미세한 균열까지 찾아 메꾸는데만 2주일.
정밀한 보존작업을 위해 국립문화재연구소로 옮기는 이송작업입니다.
1377년 고려 우왕때 부석사 조사당에 그려진 이 그림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불교 벽화로 부석사 문을 나선 건 700년 만에 처음입니다.
[김설희/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재보존과학센터 연구사]
"현재 많은 벽화들이 역사를 지나면서 사라졌고..고려시대 벽화로는 부석사 벽화가 유일하게 남아 있습니다."
불법을 수호하는 사천왕과 이들을 거느린 두 보살.
주로 비단에 그려졌던 당시 불화와 달리 흙벽에 그림을 그린 뒤에 채색하는 독특한 프레스코 기법이 사용돼 고려시대 불교 미술의 정수가 그대로 담겨져 있습니다.
[박윤희 학예연구사/국립문화재연구소 미술문화재연구실]
"마치 비단 위에 그려놓은 고려 불화처럼 유려한 윤곽선과 안정감 있는 조형감, 우아한 채색 등을 통해 당시 고려 불화의 높은 품격을 느낄 수가.."
1916년 일본은 법당 수리를 이유로 강제로 그림을 벽에서 떼어내 석고를 발랐습니다.
하지만 석고가 갈라지면서 그림까지 떨어져 나가고 변색되는 등 훼손이 심각해졌습니다.
보수 작업을 이유로 일본인들이 콘크리트를 뒤섞어 붙여 오히려 원형이 더 파괴됐던 미륵사지 석탑과 비슷한 상황입니다.
문화재청은 비파괴검사를 통해 벽화의 내부 상태를 정밀 진단한 뒤, 알맞은 보존 방안을 마련해 오는 2026년까지 7년간의 보수 작업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MBC뉴스 김미희입니다.
(영상제공: 문화재청,문화유산채널 / 영상편집: 김하은)
뉴스데스크
김미희
고려 벽화의 최고 걸작…'7백 년' 만의 외출
고려 벽화의 최고 걸작…'7백 년' 만의 외출
입력
2020-06-18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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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0-06-18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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