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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한 켠에 구멍 뚫린 듯"…新 실향민의 바람은

"가슴 한 켠에 구멍 뚫린 듯"…新 실향민의 바람은
입력 2020-06-24 20:41 | 수정 2020-06-24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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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대한민국에는 두 종류의 이산 가족이 있습니다.

    6.25 전쟁 때 갈라진 이산 가족, 그리고 온 가족이 탈북하지 못하면서 생긴 탈북민들의 이산 가족인데요.

    6월이면 북에 둔 가족이 더 그립다는 실향민과, 탈북자란 이름의 또 다른 실향민을 박소희 기자가 만나 봤습니다.

    ◀ 리포트 ▶

    "아버지의 고향은 함경남도 단천군 여해진."

    한국전쟁 이후 실향민으로 살았던 아버지를 추적한 다큐멘터리입니다.

    남쪽에서 한 가족을 이루고도 늘 북쪽에 남겨진 가족을 그리며 괴로워했던 아버지.

    [아버지]
    (왜 그렇게 보고 싶었는데?)
    "사람이니까 그렇지. 개 같으면 생각하겠나. 사람이니까 형제를 찾아야 되고…"

    부모 형제의 만남조차 허용하지 않는 유례없는 폭력은 실향민 개인에게서 그치지 않고 남은 가족에게도 상처로 대물림되고 있습니다.

    [홍근진/실향민 2세]
    "아버지가 그렇게 외로우시니까 가족 전체가 다 외로운 거예요."

    [김 량/'바다로 가자' 감독]
    "한 인간이 그 엄청난 트라우마를 견디기에는 한계가 있는거예요. 표출이 되다보면 가족들이 상처를 받을 수 밖에 없고…"

    온 국민의 눈시울을 붉게 했던 이산가족 상봉 장면 속 실향민들은 분단 70년 내내 고향을 그리다 대부분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이제 남아있는 이산가족은 불과 5만여 명.

    이들 외에도 70년 분단이 만들어낸 새로운 '실향'의 아픔이 있습니다.

    북한이 극심한 식량난을 겪었던 90년대 중반 살기 위해 10살 소녀의 몸으로 엄마와 함께 중국 국경을 넘었던 정서윤씨.

    [정서윤/탈북민]
    "(아빠 얼굴이) 꿈에서라도 계속 나왔으면 하는데 기억이 안 나는 거예요. 부모님이랑 찍은 돌사진 그런 거라도 가지고 올 수 있으면… 그건 돈으로 어떻게 가치를 환산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서윤 씨처럼 新실향민이 된 '탈북자'는 지난 5월 기준 3만 3천여 명입니다.

    가족권이 국제법의 '선언'으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하루빨리 현실로 실현돼야 할 이윱니다.

    [정서윤/탈북민]
    "항상 가슴 한 켠이 구멍이 뻥 뚫린 것 같은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는 것. 그거는 가족권을 박탈당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알 수가 없다고 생각해요."

    MBC뉴스 박소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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