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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앵커로그] 철도기관사 사고 그 이후

[앵커로그] 철도기관사 사고 그 이후
입력 2020-06-27 20:26 | 수정 2020-06-27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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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하루 800만 명 이용' 시민의 발

    그만큼 사고도, 아픔도 많은 곳

    아픔을 참고 철길 위를 달리는 사람들

    조명 뒤의 사람들을 조명합니다.

    앵커로그, 오늘은 서울 지하철 1호선 광운대역에 왔습니다.

    지금은 출근 시각이라 한창 사람이 많을 때인데요.

    오늘의 주인공이 바로 이곳에 있다고 합니다.

    서울 성북승무사업소 상황실 운행 전 교육 이수 중

    기관사님, 안녕하세요.

    이재은 기관사 / 한국철도 서울 성북승무사업소 / 경력 16년

    [이재은 기관사/코레일]
    (출발하기 전에 항상 이렇게 교육을 받으시는 거예요?)
    "네. 이게 원칙이고요."
    (발열 체크 하셨죠?)
    "네."
    (음주 상태는?)
    "전혀 아닙니다. 다녀오겠습니다."

    물 챙기고 운행 정보 담긴 내비게이션 챙기고 마지막으로 화장실은 필수

    [이재은 기관사/코레일]
    "많게는 2시간 반 정도는 운전실 안에서 승무를 하게 돼 있거든요. (만약에 지각을 하시면 열차는 어떻게 되는 거예요?)열차는 그냥 잘 갑니다. (어떻게 가요?)농담이고요. 이전 기관사가 연장 운행을 하게 됩니다."

    제 시간에 교대하고, 열차 출발!

    [이재은 기관사/코레일]
    "(지금 창동역이 있는 경로로 오늘도 운행하시는데 )스크린도어 설치가 창동역이 아직 안 돼 있어요. 사고가 올 초에 올해만 2번 있었는데 그 중에 제가 한 건이 같이 포함이 됐죠. (그 역을 들어갈 때 아무래도 또 생각이 날 것 같은데 어떠세요?)매번 들어갈 때마다 생각은 납니다. 담대하게 다니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여기가 바로 그 창동역입니다. 여기는 다른 역과 달리 이렇게 스크린도어가 없습니다.

    [박진홍/코레일 언론홍보처장]
    "창동역 민자역사 개발 문제로 인해 (스크린도어 설치가)미뤄졌습니다. 그러나 최근 관계기관과 협의가 완료되어 올해 안에 설계를 하고 내년에 설치할 예정입니다."

    [이재은 기관사/코레일]
    (사고는 한 번 겪으신 건가요?)
    "운행하면서 두 번 있었습니다."

    지난 5년간 철도 교통사고를 겪은 기관사 240여 명 중 90% 이상이 사고 지점을 통과하는 노선을 다시 운행 중

    [이재은 기관사/코레일]
    "혼자 있을 때 공허함 같은 게 있거든요, 그런 일을 겪고 나면. 아무래도 공황장애 같은 경우는 저희 기관사들이 많이 겪고 있는 병 중에 하나로 알고 있어요. (회사의 치료 프로그램 같은 게 있다고 들었는데?) 저한테도 ‘그런 프로그램을 받아볼래?’ 라는 전화가 왔던 것 같은데, 제가 괜찮다고 해서. 좀 그랬던 것 같습니다. (정말 괜찮았던 걸까요? 아니면 그냥 괜찮다고 생각을 그렇게 한 걸까요?) 아무래도 후자 같아요. 쉽지가 않더라고요. 상담을 받고 한다는 것 자체가."

    2015년 47명, 2016년 35명, 2017년 33명, 2018년 17명...

    여전히 빈번한 지하철 투신 사고

    사고를 겪은 기관사에게 주는 특별휴가는 단 5일

    [이재은 기관사/코레일]
    "처음 경험을 했을 때는 ‘왜 하필 날까’ 그런 생각을 많이 했는데, 저희 안에서는 그런 일들이 빈번하니까 티 안 내려고 하는 부분도 있는 것 같아요. 나만 이상한 사람처럼 보이면 안 되잖아요. (어떤 식으로 이겨내세요?)잠깐 경치도 구경을 하면서, 운행구간이 지상이다 보니까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가 있거든요. 지하만 다니는 분들은 또 고충이 있으세요."

    =============================

    지하만 다니는 분들의 고충을 듣기 위해...

    여기는 승강장이 갑자기 이렇게 좁아지는 곳이 있는데요.

    이곳에 또 오늘의 주인공이 계시다고 하거든요.

    안녕하세요?

    유혜민 차장 / 서울교통공사 / 경력 3년 / '열차 출입문 닫겠습니다'의 주인공

    [유혜민 차장/서울교통공사]
    "(맡은 업무는?)출입문 취급과 승강장 안전문을 제일 먼저 확인을 해야 하고, 냉난방 민원과, 그다음에 이동상인 하차방송. 또 요즘은 코로나19 때문에 마스크 쓰지 않은 고객은 열차를 이용하실 수 없다는 방송을 하고 있죠."

    [유혜민 차장/서울교통공사]
    "(한 번에 어느 정도 시간까지 운행을 하세요?)길게는 3시간 반? 이렇게 하는 거 같아요. (생리현상이라는 게 있잖아요?)내선 외선마다 한 개씩 간이 화장실이 있어요. 정해진 역에. (내선 하나 외선 하나?)내선에는 신대방역에 하나 있고요. 외선에는 구의역에. 한 바퀴 돌 때 한 시간 반인데. 신대방역에서 ‘아 ,괜찮아’ 하고 출발했으면 또 한 시간 반을 기다려야 하는 거거든요."

    간이화장실, 2호선 한 바퀴에 단 한 곳뿐

    [유혜민 차장/서울교통공사]
    "(여성 차장님들이나 기관사님은 더 불편하실 거 같은데요.)네. 가방에 배변 봉투도 들고 다니기는 하는데, 가장 최후고요. 기본적인 건 아무래도 본인이 관리를 해서 차 타기 직전까지 화장실을 계속 간다든지, 전날 저녁에도 물 마시고 안 자고."

    트라우마, 난청, 방광염... 직업병을 참아내며 달리는 사람들

    [유혜민 차장/서울교통공사]
    "(특히 ‘나는 이 구간을 제일 좋아한다’는 곳은?)잠실철교 건너는 구간이 제일 좋아요. 갑갑한 지하에 있다가 지상 구간에 탁 트여서 나갔을 때는 뭔가 확 열리는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요."

    [유혜민 차장/서울교통공사]
    "(지하철 방송)고객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도 서울 교통공사 2호선을 이용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가지고 계신 근심, 걱정, 코로나에 대한 걱정 모두 이 열차에 두고 내리시고 행복한 일만 가득 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앵커로그, 내 생애 첫 인터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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