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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학동엔 빈 그릇이 쌓이고 음식점엔 빚이 쌓인다

황학동엔 빈 그릇이 쌓이고 음식점엔 빚이 쌓인다
입력 2020-06-29 20:21 | 수정 2020-06-29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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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코로나19로 자영업자들이 모두 다 힘들지만, 특히나 외식업의 위기는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사람들이 외식을 하지 않다보니까 음식점들은 빚을 얻어서 한달한달 버티고 있는 실정인데요.

    긴급재난지원금 효과가 끝나가는데다 최근엔 은행들마저 대출을 꺼리면서, 식당들은 올 여름을 넘길 수 있을지 두렵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김민찬 기자가 현장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 리포트 ▶

    중고 주방기기 상점들이 모여 있는 서울 황학동 거리.

    폐업한 중국집에서 가져온 대형 화구를 화물차에서 내립니다.

    [이청수/중고 주방용품업체 대표]
    "손님이 없잖아요, 보시다시피. 다 거의 시장 사람들이지."

    상점 안에는 어른 한 명 겨우 지나다닐 공간뿐.

    식당에서 쓰던 중고 접시와 밥그릇, 물컵들이 통로 주변 구석구석까지 빼곡히 쌓여있습니다.

    폐업으로 주방용품을 내놓는 사람은 많은데, 사는 사람은 없다 보니 재고만 쌓여가는 겁니다.

    [A씨/중고 주방용품업체 대표]
    "사러 오는 사람이 없어. 돈 10원 하나 어저께도 오늘도 만져 본 적이 없어."

    폐업한 라면집에서 가져온 식기세척기와 냉장고는 평소 같으면 바로 팔려나갔을 인기품이지만, 찾는 사람이 없어 버려질 처집니다.

    [B씨/중고 주방용품업체 관계자]
    "식기세척기인데 연식이 오래된 거는 (사람들이) 안 사잖아. 이거 이제 고물상에 갖다 버려야 해."

    영업 중인 식당들도 문은 열어놨지만, 장사가 안돼 하루하루 버티기도 버겁습니다.

    명동에서만 14년째 삼겹살집을 운영 중인 배윤식 씨.

    저녁마다 테이블 14개가 가득 차야 겨우 수지타산이 맞는데, 회식 손님 구경한 지가 오랩니다.

    반년 새 은행 대출을 두 번이나 받아 임대료를 내며 버텼지만, 당장 올여름을 넘길 수 있을지 자신이 없습니다.

    [배윤식/식당 운영]
    "힘들어요. 언제 이게 정상으로 돌아갈는지 너무 힘들어요. 5월 달에 3천만 원을 대출을 또 받았어요. 여름에는 견뎌야 하니까. 안 그러면 못 견디니까."

    지난달 긴급재난지원금이 지급되면서 전국의 음식점 매출은 작년의 95% 수준을 회복해 잠깐 위기를 넘겼지만, 최근 다시 80%대로 추락했습니다.

    음식점들의 빚은 크게 늘어, 지난달 시중은행의 식당 대출은 22조 원으로 코로나 전에 비해 19% 넘게 증가했습니다.

    19%는 같은 기간 자영업자 평균 대출 증가율의 3배가 넘어, 음식점들의 코로나 타격이 가장 컸음을 보여줍니다.

    [김승헌/식당 운영]
    "운영하려면은 어느 정도 수입이 들어와야 줄 것 다 주고 남아야 되는데 모자라니까 또 대출받게 되고, 계속 자꾸 반복해서 어려워져 가는 거죠."

    일부 은행은 위험 관리 차원에서 최근 식당에 대한 대출 한도까지 줄이고 나선 상황.

    소상공인 10명 가운데 7명이 코로나 사태가 6개월 이상 지속되면 폐업을 할 수 밖에 없다고 답한 가운데, 온몸으로 위기를 버티고 있는 전국의 식당 자영업자는 80만 명에 달합니다.

    MBC 뉴스 김민찬입니다.

    (영상취재: 이준하/영상편집: 이화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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