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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감염됐는지도 몰라"…남은 노동자들은 어떻게?

"누가 감염됐는지도 몰라"…남은 노동자들은 어떻게?
입력 2020-06-30 20:03 | 수정 2020-06-30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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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보신 것처럼 코로나19 의심이 있거나 확진이 되면 그 이유 때문에 한국에 들어오질 못합니다.

    또 나머지 분들은 이라크 의료진을 믿지 못해서 아예 병원에 가질 않습니다.

    그저 코로나19 공포에 발이 묶인 이들을 위해 외교적인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신재웅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16일 숨진 STX마린서비스의 협력업체 노동자인 장 모 씨는 병원조차 가보지 못한 채 숨졌습니다.

    [STX 마린서비스 관계자]
    "너무나 열악하고, 피들이 막 침대에 흥건합니다. 한국 사람들이 왜 이라크 병원 안가는 이유가 그런 부분들이 있고…"

    이라크의 코로나19 확산세는 이번 달 들어 가팔라졌는데, 최근엔 하루 평균 2천 명의 확진자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 치료 병상과 진단 키트가 턱없이 부족해, 사실상 의료 마비 상태입니다.

    [STX 마린서비스 협력업체 관계자]
    "워낙 상황 자체가 열악해요. 그 나라가 우리나라의 60~70년대 의료수준 정도라는 생각…"

    이른바 'K-방역'의 투명하고 빠른 정보 공개와 추적 검사는 먼 나라 이야기였습니다.

    [한화건설 협력업체 관계자]
    "(코로나19 상황을) 저희가 알 수 있는 방법은 하나도 없고요. 일단 여기에서 누가 감염이 됐고 누가 어떻게 됐다 그 내용은 없어요."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 증상을 보인 사망자가 나왔지만, 현지 대사관은 MBC 취재 당시 기업에 책임을 떠넘기는 듯한 발언을 했습니다.

    [주 이라크 한국 대사관 관계자(어제)]
    "기업에 관련된 문제라서… 한화(건설)에 직접 물어보셔야 해요."

    어제 MBC의 보도가 나온 뒤에야 "코로나19와 관련한 사망자도 발생했다"고 홈페이지에 공지하고, "우리 기업 현장에 이미 감염된 직원이 함께 근무하고 있다"며 보건 수칙 준수를 당부했습니다.

    숨진 이 씨의 입원 시점을 놓고도 말이 엇갈립니다.

    해당 협력업체에선 숨지기 하루 전이었다고 말했지만.

    [한화건설 협력업체 관계자]
    "우선 급하니까 안 된다 해서 이라크 병원에 입원을 시킨 거죠. 시키고 나서 그 다음날 숨이…"

    한화건설 측은 이 씨가 증상이 나타난 15일에 바로 입원했다고 밝혔습니다.

    [한화건설 관계자]
    "일단 증상이 있어서 저희 현지 병원에 바로 입원 치료를 했고요…"

    논란이 되자 한화건설 측은 15일엔 공사현장 내에서 치료를 받았고 나흘 뒤 바그다드 병원으로 이송했다고 해명했습니다.

    노동자들의 시신을 언제 고국으로 옮길 수 있을지도 기약이 없습니다.

    코로나19 판정을 받은 시신은 외국으로 반출이 막혀 있는데다, 이라크에서는 화장도 금지돼 있습니다.

    [사망자 장 씨 부인]
    "저도 애가 3명이나 되는데, 어쨌든 빨리 남편 시신이라도 올 수 있도록 힘 좀 써주십시오."

    이라크 내엔 여전히 수백 명의 한국인 노동자가 남아있는데, 이들 역시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불안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MBC 뉴스 신재웅입니다.

    (영상편집 : 장동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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