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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사 없는 유치원…"일주일에 하루만 출근"

영양사 없는 유치원…"일주일에 하루만 출근"
입력 2020-06-30 20:24 | 수정 2020-06-30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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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경기도 안산의 유치원 식중독 사태 이후 영양사 수급 문제가 뒤늦게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 유치원의 급식을 책임지는 영양사가 1주일에 단 하루만 출근했다고 하는데요.

    이런 곳이 부지기숩니다.

    정동훈 기자가 그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서울의 한 유치원 영양사 김미정 씨.

    이 유치원에서만 일하는 상주 영양삽니다.

    출근하자마자 식자재 위생상태부터 점검하고 조리 과정을 꼼꼼하게 살핍니다.

    [김미정/유치원 영양사 6년차]
    "노각무침 같은 경우에는 2시간 전에 무치거나 이러면 식중독 위험이 높으니까 11시 10분 정도에 무쳐주세요."

    혹시 상했는지, 아이들이 먹기 전 음식을 미리 먹어보는 검식은 가장 중요한 업무중 하나입니다.

    다음날 식단 점검, 급식실 조리도구 소독여부, 청소 상태, 조리 종사자들의 건강상태 확인도 잊어서는 안됩니다.

    "선생님 요거는 행주 삶아주세요.."

    김씨가 하는 모든 일들은 안전한 급식을 위해 법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집단 식중독 사태가 벌어진 안산 유치원엔 이런 영양사가 상주하지 않았습니다.

    영양사가 있기는 있지만 다른 4개 유치원에도 동시에 고용돼 해당 유치원엔 1주일에 한 번만 들렀던 겁니다.

    (매일 나오세요?)
    "1주일에 한 번요"

    일주일에 단 하루만 빼고 나머지 요일엔 원장과 조리사가 알아서 위생을 책임지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영양사가 날마다 출근하지 않는 유치원은 경기도 내에서만 849곳, 317곳에는 아예 영양사가 오지를 않습니다.

    [사립유치원 관계자]
    "1명이 5곳을 어떻게 관리감독 할 것인지, 눈가리고 아웅은 맞는데 (영양사) 1명을 고용할 여력이 안돼요. (국가에서) 비용을 지원하는 것도 아니고."

    때문에 편법이 난무합니다.

    출근도 하지 않고 식단을 이메일로 보내준 영양사에게 급여를 지급하기도 하고 돈을 주고 영양사 면허만 슬쩍 빌리는 유치원도 있습니다.

    [유치원 관계자]
    "(영양사) 이름만 갖다 놓고, (유치원) 안 가고 돈만 조금씩 받고…"

    영양사들 대부분이 여러 유치원에 이름을 걸어둔 비정규직이다보니 원장들의 무리한 요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장하나/정치하는 엄마들 활동가]
    "(원장이) '싼 식재료를 갖다가 써라' 이렇게 했을 때 그냥 주는대로 갖다 써야 되고요. '보존식 버려라' 이런 것들도 아주 부당한 요구가 있다고 해도 거부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다른 것도 아닌 아이들 먹는 급식 위생에 구멍이 뚫린 상황,

    안산시는 보존식 보관도 하지 않고 집단 설사 등을 늑장 보고한 해당 유치원에 과태료 2백 5십 만원을 부과했습니다.

    MBC뉴스 정동훈입니다.

    (영상취재 : 윤병순 / 편집 : 정소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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