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쓰레기 무단투기로 인해 곳곳이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쓰레기 무단 투기 업자들에게 속아서 땅이나 건물을 빌려줬던 임대인들이 막대한 쓰레기 처리 비용을 무는 등 엉뚱한 피해도 늘고 있습니다.
심충만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충북 청주의 한 공장 부지.
전체 면적 7천 7백 제곱미터의 땅에 온갖 종류의 쓰레기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습니다.
2018년 11월, 한 업자가 전자제품을 분해해 쓸만한 부품을 수출한다며 땅을 빌렸는데, 임대인 몰래 3주 만에 쓰레기 7천 7백 톤을 쌓아 올린 겁니다.
악취가 너무 심하게 나자 주민들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불법 투기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경찰 수사 결과, 땅을 빌린 업자와 운반책 등 13명이 투기에 가담했습니다.
청주시는 이들에게 쓰레기를 치우라는 뜻의 '원상복구' 행정명령을 내렸지만 5명만이 나서 전체 쓰레기의 약 5%인 3백70톤을 치웠습니다.
보다 못한 청주시가 10억 원 넘는 세금을 들여 쓰레기 대부분을 치우고 있습니다.
단 20일 만에 산더미를 이룬 폐기물은 1년 반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렇게 천 톤 이상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청주시는 올해 말까지 나머지 쓰레기를 모두 처리해 여기에 들어간 비용을 원인제공자들에게 청구할 계획입니다.
문제는 임차인에게 속아 땅을 빌려준 임대인도 폐기물관리법상 그 비용을 물어내야 한다는 겁니다.
[우희철/청주시 폐기물지도팀 주무관]
"하나의 폐기물에 대해서 공동 연대 책임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 있어서는 토지주와 함께 행위자를 같이 행정처분하고 있습니다."
만약 다들 돈이 없다고 버틸 경우 범행 장소인 부동산에 압류를 걸 수도 있어, 임대인이 모든 부담을 져야하는 상황까지 갈 수도 있습니다.
[임대인]
"(임대인이) 피해를 입고 있는 상태인데도 피해의 책임이 있다, 이렇게 해석을 하는 것 같으니까 조금 답답하기도 합니다."
해당 임대인은 폐기물 투기 증가로 억울하게 피해를 보는 임대인들이 전국적으로 많다며 이들과 함께 헌법소원이나 관련법 개정 등 공동 대응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심충만입니다.
(영상취재: 천교화/충북)
뉴스데스크
심충만
빌린 땅에 쓰레기만 '7천 톤'…땅 주인도 물어내라?
빌린 땅에 쓰레기만 '7천 톤'…땅 주인도 물어내라?
입력
2020-06-30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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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0-06-30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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