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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외면한 5년의 싸움…이제 와선 '입 단속'

모두가 외면한 5년의 싸움…이제 와선 '입 단속'
입력 2020-07-01 20:05 | 수정 2020-07-01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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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이 죽음이 외부로 알려지자 철인 3종 협회는 오늘 "빠르고 단호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성명을 내놓았습니다.

    그런데, 최 선수는 이미 진작에 이 협회와 대한 체육회에 가혹 행위를 신고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절규에는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오히려 장례식장에 와서는 입막음을 시도했다는 증언까지 나왔습니다.

    이어서 이명노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철인 3종 유망주였던 최숙현 선수는 경북체고 2학년 때부터 경주시청 성인팀과 함께 훈련했습니다.

    이후 5년 동안 악몽같은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감독과 팀닥터의 상습적인 구타와 언어 폭행.

    여자 철인 3종의 간판 스타인 9년 선배의 괴롭힘도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눈에 띄지 말라고 했으니까 진짜 눈에 띄지 마라. 모든 것에서 눈에 띄지 마라. 야, 최숙현. (네) 내가 틀린 말 했나? (아니요) 어? (아니요)"

    운동을 관두기도 했고 팀까지 옮겼지만 시간이 지나도 상처는 아물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지난 3월, 형사 고소를 시작으로…

    4월에는 대한체육회 스포츠인권센터에…

    그리고 생을 마감하기 나흘 전에도 철인3종협회에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주위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외로운 싸움을 이어나갔습니다.

    [故 최숙현 선수 동료]
    "숙현이가 원래 그런 거 티를 내는 성격이 아니에요. 가해자들은 소송을 하면 우리가 한번 법적으로 해보자 하는 당당한 걸 보고, 힘이 있다는 그런 느낌을 받았던 것 같아요, 숙현이가."

    하지만 경찰 수사와 인권센터 조사 모두 지지부진하면서 버틸 힘을 잃어버렸습니다.

    [이용/국회의원]
    "(경북체육회는) 오히려 故 최숙현 선수 부친에게 합의를 종용하고 사건을 무마시키려고만 했습니다."

    여기에 장례식장을 찾은 철인3종협회 관계자는 진상조사는 커녕 입단속에만 급급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故 최숙현 선수 동료]
    "인권위에 올릴 영상을 찍는데 그걸 찍었다는 걸 어디다 말하지 말라고‥ (증언 영상이 있다는) 사실을 말하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다음주 공정위원회를 열기로 한 협회는 해당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대한철인3종협회 관계자]
    "다른 쪽에 쓰일까봐 그 얘기를 했는데, 마치 최숙현 사건에 대한 거에 대해서 말조심을 하라고 잘못 나간 것 같습니다. 와전된 것 같습니다."

    끝까지 외면당한 스물셋 유망주의 마지막 절규.

    대한체육회와 철인3종협회는 오늘 빠르고 엄정한 조치를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매번 변화와 개혁을 약속했던 체육계는 이번에도 뒤늦은 다짐으로 실망만을 남겼습니다.

    MBC뉴스 이명노입니다.

    (영상취재: 노성은 독고명 영상편집: 노선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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