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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은품인지 로또인지…스타벅스에 늘어선 '새벽 줄'

사은품인지 로또인지…스타벅스에 늘어선 '새벽 줄'
입력 2020-07-01 20:29 | 수정 2020-07-01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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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스타벅스가 여름 한정 사은품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사은품 중 유독 가방이 인기입니다.

    수량이 한정돼 있다 보니 이걸 받기 위해서 새벽 세네 시부터 줄을 설 정도인데요.

    과연 사은품 행사인지, 희망고문 행사인지, 김세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오늘 새벽 5시 반 경기도 일산의 한 스타벅스 지점.

    불 꺼진 매장 앞에 고객들의 줄이 이어져 있습니다.

    쌀쌀한 날씨와 모기를 피하기 위해 준비한 담요와 의자…

    [스타벅스 고객]
    "<몇 시부터 오셨어요?> 4시 반…"

    개점과 동시에 나눠주는 사은품 가방을 받기 위해서입니다.

    [스타벅스 고객]
    "여긴 다섯 번째 와가지고… (그동안은) 못 받았어요. 오늘 저까지는 받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매장 측에서 줄을 통제하지도 않기 때문에 고객끼리 순서를 두고 항의가 이어집니다.

    [스타벅스 고객]
    "저기 맨 앞에 계신 분은 차 파킹하고 자기 자전거를 트렁크에서 꺼내서 일 보고 있다가 좀전에 오셨거든요?"

    이 매장에선 결국 3시간여를 서서 12명만 백을 받았고, 나머지는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

    인근의 또다른 스타벅스 매장 앞 풍경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스타벅스 고객]
    "친구가 와서 2시에 와서… 새벽 2시에…"
    <2주 전에는 20명이 (가방을) 탔다면서요.>

    3시간을 기다린 끝에야 매장문이 열렸지만, 직원은 오늘은 사은품이 안 들어온다고 말합니다.

    [매장 직원]
    "오늘 레디백 입고 없어요… 저도 출근을 바로 해서 알 수 있는지 없는지 아는 거라…"

    [스타벅스 고객]
    "망했다!"

    이런 새벽 줄은 최근 전국의 모든 스타벅스 매장 앞에서 매일같이 볼 수 있습니다.

    음료 17잔을 마시면 주는 인기 사은품 가방이 매장별로 일주일에 2-3일 정도만, 그것도 한정된 개수만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사은품을 받는 데 실패하면, 음료 2잔 쿠폰을 받는 걸로 사은행사는 끝입니다.

    스타벅스 측은 새벽줄에 대해 알고 있다며, 그래서 고객이 하루에 받을 수 있는 가방을 한 개로 제한하고, 앱을 통해 매장별 사은품 재고도 알려주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 재고 정보는 오전 8시부터만 제공돼, 고객들에겐 아무 도움이 안 됩니다.

    [스타벅스 고객]
    "7시에 (매장) 오픈이니까 8시 되기 전에 다 나눠줘버리면 재고가 없음으로 뜨는 거죠."

    고객들은 차라리 전체 수량을 공개하거나, 온라인으로 사은품 신청을 받아 택배로 보내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스타벅스는 별 대응이 없습니다.

    더구나 사은 행사기간이 3주도 더 남았는데도 인기 많은 분홍색 가방은 벌써 제작을 중단한 상황.

    앞서 스타벅스는 두 달 전 행사 초기에 일부 고객의 사은품 사재기가 문제되자, 가방은 충분하게 만들어 제공할 거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스타벅스 고객]
    "자, 이거 줄 거니까 너네 한번 더 먹어. 더 싸워서 더 먹고… 고객들을 그냥 이용하는 것 같아요."

    특히 코로나19 재유행 상황에서 매장 밖 고객들에 대한 관리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스타벅스 고객]
    "줄을 많이 서봤는데 '거리두세요' 이런 것도 못봤고 앞에 의자 내두는 것도 못 봤고…"

    전문가들은 처음부터 사은품을 얼마 안 만들었다고 밝혔더라면, 사람들이 음료를 많이 사먹었을까 의문을 제기합니다.

    [조윤미/소비자권익포럼 대표]
    "더 이상 사은품은 재고가 없다라고 알려주고 (음료를) 사도 소용이 없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해주는 게 기본이죠. 과도하게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데에만 혈안이 돼있는 거죠."

    한국인 소비자를 파고드는 사은품으로 장사 잘한다는 소리를 들어온 스타벅스이지만, 새벽줄을 세우고 인기 사은품 제작도 일찌감치 중단하면서 사은품 마케팅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MBC 뉴스 김세진입니다.

    (영상취재 : 황성희 김동세 / 영상편집 :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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