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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사⑤] "맨몸으로 외줄 타기 하듯"…죽고 나서야 안전그물

[추락사⑤] "맨몸으로 외줄 타기 하듯"…죽고 나서야 안전그물
입력 2020-07-01 21:00 | 수정 2020-07-01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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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산업 재해 추락사 연속보도, 오늘은 노동자의 목숨값, 생명의 가치를 우리 사회가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들여다보겠습니다.

    건설 현장의 안전비용, 결국 돈을 아끼려다 보니까, 노동자의 안전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습니다.

    심지어 공공기관이 발주한 관급 공사에서마저 공사 금액에 안전 비용을 아예 빼놨고, 결국 사람이 죽고 나서야 안전시설을 설치했습니다.

    먼저 백승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경기도 부천의 한 공영주차장입니다.

    삼 년 전만 하더라도 철골로 만든 주차 빌딩이 있던 자리입니다.

    주차 빌딩은 5층짜리였습니다.

    철거 당시, 맨 꼭대기에서 일하던 57살 류 모 씨가 바닥으로 떨어졌습니다.

    어쩌다 떨어진 건지 고용노동부 사고 조사반이 추락 상황을 재연했습니다.

    H빔 철골 위를 걷다 떨어진 겁니다.

    똑같은 크기의 철골을 찾아 얼마나 위험한지 걸어봤습니다.

    발 하나가 겨우 들어갈 정도라 외줄타기 하듯 한발씩 내딛어야 합니다.

    자칫하면 몸의 중심을 잃기가 십상입니다.

    폭은 20cm.

    맨몸으로 이렇게 18m 높이를 걸었던 겁니다.

    [백성기/인근 주민]
    "용접하다가 그대로 그냥 나간 거지. (안전)그물을 쳐야 되는데 그게 안 돼 있었던 것 같아요. <그것도 없었어요?> 네, 그래서 나중에 그것도 다시 치고."

    이런 안전그물을 나중에야 쳤다는 겁니다.

    사고 두 달 뒤 부천시와 철거업체가 맺은 안전시설 설치공사 계약서입니다.

    금액은 1,700만 원.

    사고 예방 조치를 사고가 난 뒤 한 건 어찌 된 영문인지 시청에 물었습니다.

    [부천시청 계약담당자]
    "사고가 난 이후에 이런 안전시설물, 자기네 이 금액 가지고는 설치를 못하겠으니 얼토당토하지 않는 금액으로 (올려달라고)…"

    사고 이후에야 업체가 요구했다는 건데, 판결문을 보면, "공사 전"부터 "안전시설"이 필요하다며 "공사비를 올려달라"고 한 걸로 나옵니다.

    [부천시청 계약담당자]
    "그러면 입찰 참가를 하지 말았어야 하는 게 우선이었겠죠. (나중에 와서 딴소리하고 있다 이런 말씀이네요?) 저희 입장에서는 그렇죠."

    철거업체도 크게 밑진 게 없습니다.

    안전시설 비용은 1,700만 원.

    유족 합의금조로 법원에 공탁한 돈이 1천만 원, 벌금은 3백만 원입니다.

    사고가 없었다면 모두 안 써도 될 돈이었고, 사고가 났대도 합의금과 벌금을 더한 돈이 훨씬 적습니다.

    게다가 무면허 업자에 불법 하도급까지 맡겨 실제 공사를 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철거업체 대표]
    "(불법 하도급 계약을 맺고, 철거했다 이렇게 돼 있더라고요?)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끊겠습니다. 이만."

    또다른 사고 현장입니다.

    2년 전, 학교 화장실 개선 공사를 하다 40대 외국인 노동자가 4층 높이에서 추락해 숨졌습니다.

    잡혀 있던 안전관리비용은 1,078만 원.

    공사한 지 반년이나 지났는데, 사고 당시까지 쓴 돈은 79만 원에 그쳤습니다.

    공사를 발주한 교육청이 감독에 소홀했던 겁니다.

    [김포교육지원청 담당자]
    "안전 관리비는 공사현장 건설 인부들이 헬멧(안전모)을 산다든지 안전 용구 착용하는 그런 비용 하고요."

    사망자는 안전모도 없었습니다.

    교육청은 작업발판 같은 안전시설 설치 비용은 아예 공사비에서 빼놓고 발주했습니다.

    관급공사가 노동자들에게 더 가혹했습니다.

    MBC뉴스 백승우입니다.

    (영상취재 : 최경순 / 영상편집 : 정지영 / 그래픽 : 강병운)

    인터랙티브

    * MBC 기획취재팀 [사람이, 또 떨어진다] 추락사 1136 추적보도
    https://imnews.imbc.com/newszoomin/groupnews/groupnews_13/index_day3.html
    ※ 본 기획물은 한국언론학회-SNU팩트체크센터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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