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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면조사 52번…자백했지만 사죄는 없었다

대면조사 52번…자백했지만 사죄는 없었다
입력 2020-07-02 20:38 | 수정 2020-07-02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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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이춘재는 범인 만이 알 수 있는 구체적인 진술로 자백을 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반성과 사과를 한 건 아닙니다.

    그저 앞으로의 수감 생활을 걱정했고 자신을 조사하는 여성 범죄심리 분석관을 향해선 섬뜩한 말까지 던졌습니다.

    이재욱 기자입니다.

    ◀ 리포트 ▶

    1986년 9월 첫 살인사건의 발생시각은 새벽이 아니라 퇴근 이후인 밤 10시 쯤이었다.

    1988년 9월, 8번째 사건 피해자 목에 난 흔적은 양말에 의한 것이다.

    진범이 아니면 모를 구체적인 정황이 이춘재의 입에서 술술 흘러나왔습니다.

    52번이나 이뤄진 대면조사.

    이춘재는 연쇄 살인범의 왜곡된 성관념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여성 프로파일러를 성적 대상으로 생각하며 "손이 참 예쁘다", "손을 잡아봐도 되겠냐"고 물은 겁니다.

    경찰은 범죄의 바탕이 된 이런 성의식은 성장과정에서 형성됐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배상훈/프로파일러]
    "여성한테 모욕을 당했거나 모멸감 같은 것을 느끼게 하는 어떤 행동을 당했을 경우, 여성을 지칭할 수 있는 어떤 존재에 대한 공격성이 나타나거든요."

    내성적인 성격에 주도적인 삶을 살지 못하던 이춘재는 군대에서 탱크를 몰며 처음 성취감을 얻었다는 설명.

    하지만 전역한 뒤 다시 욕구불만을 겪으면서 힘으로 제압할 수 있는 여성을 대상으로 범죄를 시작했다고 경찰은 설명했습니다.

    [배용주/경기남부지방경찰청장]
    "스트레스가 가중된 욕구불만의 상태에서 상실된 자신의 주도권을 표출하기 위하여 성범죄를 저지르기 시작한 것으로…"

    최초 조사에서 형식적으로 반성한다는 뜻을 보이기도 했지만 피해자에 대한 진심어린 사죄는 끝내 들을 수 없었다고 합니다.

    [배용주/경기남부지방경찰청장]
    "범행 원인을 피해자에게 전가하고 자신의 건강 및 교도소 생활만을 걱정하는 등 이중적이고 자기 중심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사이코패스 성향이 뚜렷하게 나타났습니다."

    34년만에 실체가 드러났지만, 이춘재의 자백에도 불구하고 확인되지 않은 강력 사건은 여전히 25건에 달합니다.

    MBC뉴스 이재욱입니다.

    (영상취재 : 박주일 / 영상편집 : 유다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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