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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끼리 폭행 없다더니…"대걸레로 맞아 핏줄 터져"

선수끼리 폭행 없다더니…"대걸레로 맞아 핏줄 터져"
입력 2020-07-03 20:15 | 수정 2020-07-03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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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이렇게 팀 닥터나 감독 말고도 최 선수를 지옥 같은 고통으로 내몰았던 사람이 또 있었습니다.

    바로 아시안게임 메달리스트 출신의 팀 선배였는데, 도구를 사용한 이른바 특수 폭행까지 사주했다는 폭로가 나왔습니다.

    경주시 체육회는 폭행이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이미 몇 달 전부터 이 사실을 알고 있었고, 심지어 철저하게 덮으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어서 신재웅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아시안게임 메달리스트 출신인 고 최숙현 선수의 9년 선배.

    억대 연봉을 받을 만큼 기량을 인정받고 있는, 경주시청 철인3종팀의 간판 선수입니다.

    최 선수는 고소장에서, 이 선배를 폭행 가해자로 지목했습니다.

    가족들은 이 선배가 직접 때린 적도 있었지만, 다른 선수를 시켜서 때리는 이른바 '청부폭행'을 한 경우가 많았다고 증언합니다.

    [고 최숙현 선수 오빠]
    "(선배) 선수가 때린 건 아니고 (선배) 선수가 시켜서… 다른 후배를 시켜서 그 후배가 때렸다. 저는 그렇게 들었습니다."

    폭행에는 청소도구까지 동원됐지만, 누구 하나 말리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고 최숙현 선수 오빠]
    "엉덩이 핏줄이 터질 정도로 저희 동생도 맞았다. 밀대 자루로 맞았다는 이런 소리도 있었고"

    일상적인 폭행에 함께 분노했던 동료들은, 한참이나 어린 최 선수를 따돌리는데 가장 앞장섰던 사람도 바로 이 선배였다고 고발했습니다.

    [고 최숙현 선수 친구]
    "그 언니가 많이 괴롭혔다, 왕따시켰다…계속 괴롭히고, 비꼬고 그랬다고 많이 얘기를 했어요. 언어 폭행이라든지 손찌검… 많이 맞았다고 했고요."

    최 선수의 동료 한 명도 이 선배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며 어제 대구지검에 고소장을 냈습니다.

    이 동료의 어머니는 MBC와의 통화에서 "다른 후배에게 '때리고 싶은 만큼 때리게 허락을 해주겠다'고 말한 뒤 각목으로 때리게 사주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경주시 체육회는 이 선배의 폭행 여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면서, 철저한 조사는 뒷전이고, 두둔하기에 급급한 모습이었습니다.

    [여준기/경주시 체육회장(어제)]
    "선수에 대한 징계는 없습니다. 일체 그것은 너무 상반되고 결코 진술을 들어본 결과 그런 것도 없고…"

    이런 가운데 철인3종 협회가 최 선수의 폭행 피해를 지난 2월부터 이미 알고 있었지만 감독의 이야기만 듣고 사건을 덮었다는 진술이 나왔습니다.

    최 선수를 상대로 피해사실을 묻거나 조사한 게 아니라 거꾸로 가해자인 감독에게 물어봤다는 겁니다.

    [이양수/국회의원]
    "협회 처장도 부장도 (2월 달에) 이 사건 다 알고 있었던 거에요. (감독에게 전화했더니) '아무일 아니다, 걱정 말라' 이렇게 해서 자기네들은 아무일 아닌 거로 알고 말았다…"

    진실규명 책임이 이제 검찰로 넘어간 가운데, 철인을 꿈꿨지만, 지옥같은 구타에 절망하며 "죄를 밝혀달라" 이렇게 유언 아닌 유언을 남기고 세상을 떠난 20대 선수의 한을 대구지검이 조금이라도 풀어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MBC뉴스 신재웅입니다.

    (영상편집: 조기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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