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요즘 학교 교실에서는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칸막이를 설치하고 아이들이 거리두기를 하며 지냅니다.
그런데 맞벌이 부모들을 위해 아이들을 맡아주는 방과후 돌봄교실에는 거리두기는 커녕 좁은 공간에 아이들이 북적입니다.
방역의 사각지대라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정동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정규수업이 끝난 오후 시간,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실.
대형 칸막이가 쳐져 있습니다.
교사가 업무를 보는 다른 한 편에 방과후 돌봄교실 아이들 20명을 모아둔 겁니다.
또 다른 학교는 돌봄교실 하나에 25명을 몰아놨습니다.
거리두기는커녕, 책상이 없어 벽에 붙어있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급식 시간엔 가림막도 없습니다.
[초등학교 돌봄전담사]
"돌봄교실에서는 거기서 밥도 먹고 간식도 먹고 그러기 때문에 훨씬 더 큰 공간이 필요한 거죠. 그런데 되레 돌봄교실에 25명 내외로 받으라고…"
책상간격도 넓히고 가림막도 설치해 방역에 만전을 기한 수업시간과는 딴판입니다.
[학부모 A]
"돌봄에 가는 게 모든 (방역)대처가 좀 늦는 거 같아서, 보내기 불안하더라고요. 지금 현재는 안 보내고 있어요."
학교들이 예산이 부족하단 이유로 방과후에 최소한의 교실에 아이들을 모아놓다 보니 이런 일이 생겼습니다.
반면 근처 지자체가 운영하는 돌봄교실은 30명도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을 4명이 쓸 정도로 넉넉합니다.
그런데도 이용률이 낮은 건 그래도 아이들은 학교 안에 있어야 한다는 부모들 인식 때문입니다.
[학부모 B]
"학교 안에서는 선생님이 다 계시고 차도를 이동하는 것도 아니고 어찌됐든 학교 내에서 이동하는 거니까."
학부모들의 이런 요구를 반영해 학교내 돌봄시설 공간을 더 늘리는 '온종일 돌봄' 특별법이 발의됐지만 교원단체들은 교사들 업무가 더 늘어날 거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김갑철/한국교총 부회장]
"(돌봄은) 여성가족부에서 복지차원에서 이뤄졌던 부분인데, 학교로 이 업무가 (더 많이) 내려오겠구나 하는 이거거든요."
교내 2차감염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돌봄교실이 방역 사각지대로 방치되는건 아닌지 학부모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정동훈입니다.
(영상 취재: 김효준/영상 편집: 송지원)
뉴스데스크
정동훈
믿고 맡기는데 '복작복작'…방역 사각 '방과후 돌봄교실'
믿고 맡기는데 '복작복작'…방역 사각 '방과후 돌봄교실'
입력
2020-07-04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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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0-07-04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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