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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다시간다] 특혜 고발했더니 '골방 대기'…폐기물업체는 왜?

[단독][다시간다] 특혜 고발했더니 '골방 대기'…폐기물업체는 왜?
입력 2020-07-06 20:40 | 수정 2020-07-06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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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

    다시간다, 인권사회팀 이유경입니다.

    지난해 12월 저는, 이런 대형 폐기물을 처리하는 업체가 지자체의 (여러) 특혜를 받으면서 노동자들의 고혈을 짜고 있다는 의혹을 보도해드렸습니다.

    그런데 보도가 나간 뒤 문제를 제기한 노동자들이 오히려 쫓겨나고 업무에서도 배제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리고 인천의 각 구청들은 이 업체와 다시 계약을 맺었는데요,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요?

    다시 가보겠습니다.

    ◀ 리포트 ▶

    250kg이 넘는 피아노를 혼자 트럭에 올리던 이태원 씨.

    노동자의 안전을 위해 3명이 함께 일해야 한다는 환경부 지침은 있으나 마나였습니다.

    이 씨와 동료들은 노조를 만들었습니다.

    7개월 뒤, 그 회사를 다시 찾아갔습니다.

    이태원 씨의 일터는 회사 골방으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이태원/대형폐기물 노동자]
    "여기 그때 당시에 있던 50명 넘는 조합원들도 희망 아닌 희망을 갖고 있다가 순간 와르르 무너진 거죠."

    어찌 된 일일까.

    보도 이후 회사 측은 "폐업 절차를 진행한다"는 공고를 냈습니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기존 노조 탈퇴를 유도했습니다.

    [전 노조위원장]
    "부회장은 그냥 회사 노조를 만들라는 거야 차라리. (기존) 노조 나오는 사람들은 보너스라든지 정상적으로 이제 다 나갈 거고…"

    대치 끝에 파업이 시작되자, 사측은 노조원 3명을 해고했습니다.

    그리고 대체인력을 뽑았습니다.

    노동조합법 위반입니다.

    [이태원/대형폐기물 노동자]
    "신규채용을 하면 안 되는데 불법적으로 인력을 사용하고 신규채용을 해서 그 부분을 메운 거에요."

    노동청도 불법 채용이라고 판단했지만, 사측은 '불법' 상황을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오히려 중재 끝에 복직한 직원들을 대기 조치했습니다.

    삼원환경 직원들이 탈의실로 쓰는 공간입니다.

    대형 폐기물 처리 노동자 5명은 업무에서 배제된 채 이곳에서 2주 넘게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사측은 새로 설립된 노조가 기존 노조원들과 같이 일을 못하겠다고 해서 그런 거라고 주장했습니다.

    [삼원환경 관계자]
    "노조원들이 정식으로 공문으로 요청을 했어요. 이들과 함께 작업하기가 힘들다. 이들과 협의하는 과정이죠."

    명백한 부당노동행위.

    [하윤수/공익노무사]
    "특정 노조의 요청을 이유로 다른 노조 조합원들에게 대기발령 조치를 취하는 것은 그 사유의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무효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인천시 6개 구청은 올해도 이 회사와 용역 계약을 또 맺었습니다.

    대형 폐기물을 처리할 수 있는 인천의 유일한 회사라는 게 이유입니다.

    그런데 이런 특별한 지위는 특혜 위에서 단단해졌습니다.

    지난 2005년, 삼원환경은 폐기물 처리용 땅과 창고가 없어 사업 허가가 취소됐습니다.

    폐업 위기에 몰린 회사는 인천시가 땅을 제공하면서 살아났습니다.

    명백한 지방계약법 위반인데다, 인천시 내부에서도 "특혜"라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특혜 시비를 감안한 듯 인천시도 처음엔 "2009년까지 부지를 마련하라"고 했지만 수상한 임대는 14년째 변함이 없습니다.

    업체 측이 낸 올해 임대료는 1억여 원.

    "정당하게 땅을 빌려 쓰고 있다"는 설명이지만 '땅 짚고 헤엄치기'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배재근/서울과학기술대 환경공학과 교수]
    "자기 자신의 땅에다가 설비를 갖다놓고 인허가를 받는 게 정상인데, 지자체가 제공한 걸 가지고 인허가를 받았다는 것 그 자체도 좀 뭔가 이상한 행위인 것 같아요."

    유착 의혹이 제기될 수밖에 없습니다.

    옹진군청 간부에 이어 인천시 청소과장도 퇴임 후 삼원환경 고문이 됐습니다.

    2012년에 공공부지의 사용을 허가해준 당사자로 지목된 인물입니다.

    회사 측은 폐기물 처리 전문가를 영입한 거라 문제가 없으며 지금은 퇴사했다고 밝혔습니다.

    [조 모 씨/전 인천시 청소과장]
    "아니, 여기 직원 아니에요."
    <인천시 환경녹지국장까지 지내셨는데 왜 여기 고문으로 지내시는 거죠?>
    "내가 왜 고문이에요? 고문 아니라니까."

    독점적 기반 위에 안정적인 수익을 내면서 전관 영입과 노조 탄압에 공을 들인다는 논란의 회사.

    인천시는 취재가 시작되자 특혜성 계약을 연장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알려왔습니다.

    다시간다, 이유경입니다.

    (영상취재 : 이지호 남현택 / 영상편집 : 이화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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